이란軍 핵심 솔레이마니 사령관, 미군 공습으로 사망
하메네이 “혹독한 복수”… 이라크내 미국인 소개령
일촉즉발 위기에 유가 급등… 세계 경제에도 충격파
이란 최정예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의 해외작전 담당 특수부대인 ‘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63)이 미군의 폭격으로 3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이란 지도부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가 즉각 보복을 선언하면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 내 미국인들에게 소개령을 내렸고, 한국 정부도 이라크 내 한국인 보호조치를 취했다. 중동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도 출렁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군은 해외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솔레이마니의 차량을 공습했다. 이번 공습으로 솔레이마니와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조직(PMF)의 부사령관인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 등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CNN이 전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이자 이란 군부의 핵심 실세다. 하메네이는 “혹독한 복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전체 병력 규모가 55만 명에 달하고, 사정거리 2000km 수준의 미사일을 대거 보유한 군사강국이다. 중동 내 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등 중동의 미국 우방국을 공격할 수 있다.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같은 이른바 ‘시아 벨트’ 지역에선 친이란 민병대를 이용한 보복 공격도 가능하다.
특히 이라크에서 정규군에 맞먹는 강력한 군사조직인 PMF도 복수에 동참하겠다고 밝혀 이라크의 정세도 악화되고 있다. 이라크 주재 미대사관은 3일 긴급 성명을 통해 “이라크와 중동의 긴장이 높아짐에 따라 모든 미국 국적자는 이라크를 즉시 떠나야 한다”고 공지했다. CNN은 이라크 내 미국 정유업 관계자들이 탈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여행금지국가인 이라크에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를 받아 1월 초 근로자를 파견하려는 우리 기업에 이라크 방문을 취소하거나 입국 계획을 미룰 것을 권고했다.
중동 소식통은 “미국-이란 군사 충돌은 세계 경제와 중동 외 지역에도 심각한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위험 고조에 국제유가는 급등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일 장중 한때 배럴당 4.1% 오른 63.69달러, 영국 런던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4.3% 오른 배럴당 69.08달러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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