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나온 기업인들은 약속이나 한 듯 기업의 기를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은 규제개혁 없이는 성장도 없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 측 인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요 기업인들의 올해 경기 전망은 회의적이었다.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롯데 황각규 부회장은 “정부가 많이 도와줄 것을 기대한다”며 기업의 힘만으로는 헤쳐 나가기 힘든 상황임을 인정했다. 박근희 CJ 부회장도 행사장에 들어서는 길에 기자들에게 “(경기가) 좋겠어요?”라고 반문한 뒤 돌아섰다.
기업인들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패의 관건은 한국 경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기업의 자발적 투자 수요를 창출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앞장서 기업에 새로운 투자와 혁신의 기회를 열어 달라는 뜻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국회를 16차례나 찾으며 규제가 풀려야 신산업이 클 수 있다고 밝혀왔다.
이날 행사에서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이 총리와 여야 당 대표를 향해 “기업이 국가다”라는 건배사를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정치권에 직접적으로 던진 것이다.
정부도 재계의 요구에 규제 혁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변화의 과정에서 생길 기회는 살리고 위험은 관리하겠다”며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 특구를 더 발전시켜 더 많은 성과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1962년 시작돼 올해로 59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계의 중요 행사다. 이날 행사는 경제계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아 취임 이래 3년 연속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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