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고온 겹치면서 5달째 번져, 사망 24명… 2개주서 비상사태 선포
짙은 연기로 일부 항공편 취소도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호주 산불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5일까지 최소 24명이 숨지고 2000가구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이날 국적 항공사 퀀태스도 짙은 연기 때문에 수도 캔버라의 출발·도착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산불의 최대 피해 지역인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州)의 앤드루 콘스턴스 교통장관도 4일 공영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건 산불이 아니라 원자폭탄”이라고 밝혔다. 뉴사우스웨일스 산불방재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 지역 146가구가 화재 피해를 입었고 2700여 명의 소방관이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호주 정부는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호주방위군(ADF)의 예비군 3000명도 소집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부터 장기간 이어진 가뭄과 기록적 고온으로 산불에 더 취약한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당국에 따르면 4일 캔버라는 80년 만의 최고온도인 44도를, 최대 도시 시드니 교외의 펜리스는 48.9도를 찍었다. CNN은 뉴사우스웨일스주 인근 빅토리아주 세 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미국 뉴욕 맨해튼 면적의 산림이 불탔다고 덧붙였다. 뉴사우스웨일스와 인근 빅토리아 등 2개 주는 이미 비상사태도 선포했다. 빅토리아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건 최악의 산불로 불린 ‘2009년 검은 토요일’(사망자 173명, 부상자 500여 명) 이후 처음이다.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미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많은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가디언은 2일 뉴사우스웨일스의 한 피해 마을을 찾은 그가 분노한 주민들의 욕설과 조롱에 쫓기듯이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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