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는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푸른 새바람으로 좋은 일을 많이 만들어 내겠다는 녹풍다경(綠風多慶)을 올해 도정(道政)의 방향으로 정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지난해 변화와 혁신을 목표로 지역 곳곳을 누비면서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고 생각한다. 올해 그 싹을 틔워서 경북의 백년대계를 위한 현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지난해 국비 확보와 투자 유치에 집중했다. 1년간 이동 거리는 10만 km 이상이었다. 지구 두 바퀴 반을 돈 셈이다. 경북도는 올해 국비 4조4664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보다 7777억 원이 늘었다. 이 지사는 “올해 예산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극복, 통합 신공항 추진, 관광산업 활성화 등 4대 현안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4대 현안 가운데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극복을 핵심 사업으로 정했다. 그가 젊음을 상징하는 녹색이 들어간 녹풍다경을 화두로 삼은 것도 같은 이유다. 경북은 만 15∼39세 청년 유출이 늘고 있다. 2013∼17년 연평균 8000여 명의 청년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2만5000여 명이 경북을 떠났다.
이 지사는 “청년들이 보금자리를 떠나는 것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청년 인구 늘리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올해 경제부지사 직속 부서로 청년정책관을 신설했다. 고졸 청년의 취업과 주거, 결혼을 지원하는 학(學)·잡(job)·아(兒) 프로젝트를 비롯해 청년창업특구 및 청년특화지구 조성 사업 등 40개 세부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저출산 극복은 다른 지역보다 시급하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65세 인구 대비 가임여성 비율인 소멸위험지수를 살펴보면 경북은 위험군에 속하는 0.5를 기록했다. 경북도는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아이여성행복국을 만들었다. 농어촌 임신부의 안전한 출산을 돕는 119 이송 서비스를 마련한다. 또 아이를 낳고 잘 키울 수 있는 보육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경북 친환경 농산물을 지원받을 수 있는 혜택도 줄 계획이다.
이 지사는 미래 경북의 신성장동력이 될 굵직한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우선 올해 대구 경북 관광의 해를 계기로 세계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문화산업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국내 세계문화유산 14곳 가운데 5곳이 경북에 있다.
경북의 바닷길도 적극 활용한다. 포항 영일만항에서 출발해 러시아와 일본 등을 오가는 국제 크루즈선 정기 노선은 시범 운항이 성공적이다. 지난해 말 겨울철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1255명을 유치했다. 크루즈선 운항 선사가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해 정기 노선을 만들 계획이다.
하늘길은 가시화되고 있다.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은 최종 부지 선정을 앞두고 있다. 군위군 우보면과 공동 후보지인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가운데 1곳이 이달 21일 주민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이 지사는 “대구시와 긴밀히 협의해 신공항 중심의 광역교통망을 구축해 대구 경북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최근 ‘대구 경북 행정 통합’을 제안해 관심을 모았다.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한 통합의 장단점 등의 연구 용역 결과가 올 상반기에 나오면 대구시와 논의해 전체 그림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대구 경북 대도약의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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