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졸레 와인의 황제’로 불린 세계적 와인 중개상 조르주 뒤뵈프가 4일(현지 시간) 프랑스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뒤뵈프는 전 세계에 프랑스 와인을 유통시킨 거상으로 꼽힌다. 특히 부르고뉴주의 보졸레 지역에서 갓 생산한 와인 ‘보졸레 누보’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933년 프랑스 동부 섕트레에서 태어난 그는 여섯 살 때부터 포도 농장을 운영하는 가족을 도우며 자랐다. 10대가 된 뒤에는 와인 제작은 물론이고 자전거를 타고 와인을 지역 내 식당으로 배달하는 일까지 도맡았다. 그 과정에서 그는 와인 생산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좋은 와인을 구별해내는 후각과 와인 유통·마케팅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얻었다.
성인이 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와이너리를 만들었다. 엄격한 품질 및 철저한 위생 관리를 강조한 와인 주조를 앞세워 사업을 성장시켰다. 1950년대에는 와인생산자협회를 설립해 보졸레 지역 와인 홍보에 앞장섰다.
특히 뒤뵈프는 와인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전파시켜 큰 호응을 얻었다. 보통 와인은 장기간 숙성시켜야 맛이 좋고 고급으로 통했다. 그러나 그는 갓 생산된 와인을 바로 마시는 프랑스 보졸레 지역의 전통 문화에 주목했다.
기존에는 없던 개념인 ‘신선한 와인’을 상품화해 ‘보졸레 누보’를 새로운 와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매년 가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후 이듬해까지 숙성을 기다리지 않고 11월에 바로 마시는 보졸레 누보의 인기로 보르도 지방보다 인지도가 떨어졌던 보졸레 지역의 다른 와인까지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보졸레 누보 축제도 확장시켜 세계적인 와인 행사로도 성장시켰다. BBC는 “그가 2018년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줄 무렵 전 세계에 판매한 와인은 매년 3000만 병”이라고 전했다. 보졸레와인협회인 앵테르보졸레의 도미니크 피롱 회장은 고인에 대해 “보졸레의 깃발을 전 세계에 꽂았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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