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서 2년 25억 뒤 연장땐 31억… 선수 자존심 살고 구단은 안전판
메이저리그서는 흔히 볼 수 있어
김하성-이정후 연봉 대폭 인상… 각각 7년차-4년차 역대 최고 기록
잠잠했던 스토브리그가 새해 들어 잠시 들썩였다.
롯데는 6일 KIA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안치홍(30)과 2년 26억 원(계약금 14억2000만 원, 연봉 총액 5억8000만 원, 옵션 5억 원, 바이아웃 1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안치홍의 계약은 다소 독특하다. 2년 계약이 끝나는 2021시즌 이후 2년 최대 31억 원의 계약 연장 조항이 포함돼 있다. 롯데가 연장을 원하지 않을 경우 바이아웃 1억 원을 지급해 2년 최대 26억 원이 되고, 계약 연장에 합의할 경우 바이아웃 조항은 없애고 4년 총 56억 원(25억 원+31억 원)이 된다. 반대로 안치홍이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을 경우 롯데의 바이아웃 지급 의무는 사라진다. 그럴 경우 2년 최대 25억 원짜리 계약이 된다.
50억 원 규모 이상의 계약은 나오지 않을 거라는 전망 속에서 선수와 구단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계약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FA 시장 분위기가 냉랭했음에도 안치홍은 스타급 선수 계약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4년 50억 원+α’를 이끌어 냈고, 롯데로서는 FA 계약 이후 기량 하락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계약 방식이다.
안치홍은 계약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태어나고 자란 곳은 서울(서울고 출신)이지만 고향은 광주라고 느껴진다. 타이거즈 팬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더욱 그랬다. 결정을 전하는 마음이 무겁다”며 무거운 마음을 담은 자필 편지를 올렸다. KIA 팬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방황하던 제 마음을 잡아 준 롯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성실한 모습과 좋은 성적으로 믿음에 보답하겠다”며 새 구단에서의 포부도 밝혔다.
연차별 최고 연봉 기록 경신도 2건이 나왔다. 키움 소속의 김하성(25), 이정후(22)가 주인공. 2014년에 데뷔해 올해 7시즌째를 맞는 김하성은 지난 시즌 3억2000만 원에서 2억3000만 원이 인상(71.9%)된 5억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류현진(토론토), 나성범(NC)이 가지고 있던 7년 차 최고 연봉(4억3000만 원) 기록도 경신했다. 4년 차를 맞는 이정후도 3억9000만 원을 받게 돼 류현진의 당시 연봉 2억4000만 원을 돌파했다.
한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던 김재환(32)은 꿈을 이루지 못했다. 김재환 에이전트 측은 “4개 구단에서 관심을 보였지만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고 포스팅 마감일인 6일 밝혔다. 이로써 김재환은 원소속팀 두산과 연봉 협상을 해야 한다. 거포 외인 영입을 염두에 뒀던 두산은 지난 시즌 외국인 최다안타 기록을 경신(197개)한 페르난데스(32)와 재계약할 방침이다.
스토브리그에 모처럼 훈풍이 불어온 가운데 규모가 큰 계약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 김선빈(31)과 전준우(34) 정도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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