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 의혹 유명작가 저서 서점 재고 모두 회수하고 판매 중단
‘표현 자유’ 존중 강한 佛선 이례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 강한 프랑스에서 이례적으로 특정 작가의 책을 서점 매대에서 모두 회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명의 주인공은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작가 가브리엘 마츠네프(83·사진)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출판사 갈리마르는 7일(현지 시간) 1990년 이후 자사에서 출판된 ‘아스날의 연인’ 등 마츠네프의 저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점에 있는 재고를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프랑스 유력 출판사인 갈리마르가 자사가 출판한 작가의 책을 일방적으로 회수하는 것은 140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츠네프는 2013년 프랑스 문학상인 ‘르노도상’ 에세이 부문을 수상했을 정도로 문단의 인정을 받아온 작가다. 국내에도 ‘거짓말하는 애인’ ‘결별을 위하여’ 등이 번역 출간돼 호응을 얻었다.
다만 그는 1970년대에 발표한 ‘16세 이하’ 등의 여러 저서에서 청소년과의 성관계를 미화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작가의 문학성이 뛰어나고 명성이 높아 유야무야 지나갔다.
그러나 최근 마츠네프가 30여 년 전 15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의혹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프랑스 작가이자 출판인인 바네사 스프링고라(47)는 지난해 12월 출간한 에세이를 통해 14세이던 자신이 당시 50세이던 마츠네프에게 속아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프랑스 검찰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범죄 사실을 규명하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하기로 했다. 혐의가 유력해지면서 출판사가 즉각 마츠네프 저서의 회수를 결정한 것이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주간지 르푸앵도 마츠네프의 연재를 중단했다. 프랑스 문화부는 2002년부터 마츠네프에게 지급해온 보조금 지원을 끊었다. 그가 정부에서 받은 문화예술 공로훈장 2개의 서훈도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16세 이하’의 전자책 판매가 급증하자 이 책의 판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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