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여객기 이란 테헤란서 추락… 탑승객 176명 전원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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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정부 “사고 원인파악 안돼”… 유럽 항공사 ‘이란영공 회피’ 잇따라
균열논란 737-800기종 불안 커져… 국내에도 150여대 들어와있어

형체 알아볼 수 없는 비행기 잔해 8일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객 176명이 모두 사망했다. 사고 현장에 널린 잔해가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보여준다. 테헤란=AP 뉴시스
형체 알아볼 수 없는 비행기 잔해 8일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객 176명이 모두 사망했다. 사고 현장에 널린 잔해가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보여준다. 테헤란=AP 뉴시스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8일 이란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해 탑승자 176명 전원이 숨졌다.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직후에 벌어진 일이어서 격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란 IRNA통신 등 현지 언론은 기체의 기계 결함이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날 항공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오전 6시 12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향하던 사고기는 2분 뒤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 사고로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사망자는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독일과 영국이 각각 3명 등이다. 이중국적자를 포함하면 140명 이상이 이란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예프 보리스공항 관계자는 AP통신에 “(해당 항공편은) 겨울방학을 고향에서 보낸 뒤 우크라이나로 돌아오는 이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전했다.

이란의 미군기지 폭격 직후 사고가 일어나 ‘격추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주이란 우크라이나대사관은 당초 ‘기계적 결함이 사고 원인’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철회하며 “사고 원인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전 나온 어떤 성명서도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여객기 추락 원인이 확인되기 전까지 이란 영공을 통과하는 모든 자국 항공편을 연기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에어캐나다 등도 이란과 이라크 영공 운항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WP에 따르면 이란 민간 항공기구는 운항 기록과 조종간 녹음 자료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됐지만 녹음 자료는 훼손이 심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베드 자데 이란 민간 항공기구 대표는 “해당 자료는 미국에 보내지 않고 이란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종사들이 사고 직전 컨트롤 타워에 연락하지 않았고, 승무원들이 어떤 기계 결함도 통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고기 기종은 최근 몇 년간 참사를 빚은 보잉 ‘737 맥스’가 아닌 ‘737-800’이다. 보잉 737 맥스는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각각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해 모두 346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40여 개국에서 운항이 중지되고 주가가 추락하면서 보잉은 위기설에 휩싸였다.

추락한 보잉 737-800 기종은 737 맥스보다 먼저 출시된 구형 기종이다. 지난해 일부 기체에서 동체와 날개 연결 부분 균열이 발견돼 논란이 불거졌던 보잉의 인기 소형기 737NG(넥스트 제너레이션) 계열에 속한다. 보잉 737NG는 국내에서도 가장 많이 운행되는 기종으로 150여 대가 들어와 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변종국·최지선 기자
#우크라이나#여객기 추락#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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