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녹길 기다려야지…대화로 풀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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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저지에 8일째 출근 못한 윤종원 기업은행장
정기인사 지연 등 업무공백 장기화
노조 “낙하산 안돼… 자진 사퇴를”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과 기업은행 노조의 대립이 장기화하면서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행장은 10일에도 기업은행 본점이 아닌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사무실에서 업무를 봤다. 2일 임명된 뒤 8일째(출근일 기준 6일째) 노조로부터 출근 저지를 당한 것이다. 지금까지 낙하산 논란으로 비슷한 갈등을 겪었던 다른 국책 은행장들보다 더 긴 기간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행장이 은행 현장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난 윤 행장은 “얼음이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지, 깨고 갈 수는 없다”며 노조와의 갈등을 대화로 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명이 된 이상 직원들과 함께 가겠다. 나는 (청와대 인사가 아닌) 행장”이라고 덧붙였다.

윤 행장과 노조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정기인사가 지연되는 등 기업은행의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기업은행은 수석부행장 등 부행장 5명의 임기 만료가 임박해 있고 IBK투자증권 등 계열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 임기는 이미 끝났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행장의 출근이 지연됨에 따라 내부 임직원 인사가 지체될 뿐 아니라 기업 대출 실적이 떨어지는 등 업무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사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맞서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017년 여당과 금융노조가 체결한 ‘낙하산 인사 근절’ 등에 관한 정책협약이 이행돼야 한다”며 “낙하산 인사에 대한 청와대의 재발 방지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장윤정 기자
#윤종원#ibk기업은행#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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