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좋아 침묵하는 이는 드물다. 차를 몰고 국회로, 기업으로, 대사관으로 돌진하는 사람들에게 왜 그랬느냐고 물으면 종종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서 그랬다고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호소하는 이들은 우리 주변에도 있다. 회의실에서, 강의실에서, 내무실에서, 거실에서, 술자리에서 사흘째 아무 말도 않는 이가 있다면 그를 잘 살펴보자. 말을 전할 통로가 막힌 송나라의 강북 사람들과 비슷한 상황을 느끼는 것 아닐까. 그의 마음을 먼저 알아차리고 발언권을 줘보자. 여진족의 공격에 모래알처럼 흩어진 강북 사람들과 달리 당신과 함께 맞서 싸워줄지도 모른다.
이 원고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88호에 실린 ‘말 않는 이 있다면, 발언권부터 줘 보라’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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