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4)이 해리 왕손(36) 부부의 독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3일 긴급 회의를 연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이들이 8일 “왕실에서 재정적으로 독립하고 영국과 북미를 오가며 살겠다”고 밝힌 후 여왕이 격노했다는 보도가 이어져 어떤 결론이 날지 관심이 쏠린다. 여왕이 13일 런던 북부 샌드링엄궁에서 개최하는 회의에는 해리 왕손의 부친이자 여왕의 장남인 찰스 왕세자(72), 해리 왕손의 형 윌리엄 왕세손(38), 해리 왕손 등이 참석한다. 남편과 떨어져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메건 마클 왕손빈(39)은 화상통화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배우 출신인 마클 왕손빈은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에서 촬영된 법률 드라마 ‘슈츠’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캐나다가 영연방 국가란 점도 이들이 캐나다 거주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부부는 이미 자선단체 설립에 대해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등에게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에서는 자국 인지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해리 왕손을 총독(The Governor General of Canada)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영연방 국가의 최고 권력자는 자국 총리지만 명목상의 국가원수는 엘리자베스 2세, 총독은 여왕의 대리인 격이다.
CNN은 영국 런던 마담투소 박물관이 왕실관에서 해리 왕손 부부의 밀랍 인형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독립선언에 대한 영국 내 비판 여론이 거센 것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여왕도 독립 선언을 만류했지만 왕손 부부가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지난해 윌리엄 왕세손 및 해리 왕손 부부가 약 2160만 파운드(약 330억 원)를 썼다고 전했다. 부친 찰스 왕세자의 자산 및 정부가 왕실에 주는 돈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손 부부는 거주지 프로그모어 코티지 개조 공사에 약 40억 원의 세금을 썼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아들 ‘아치’ 출산 당시 관례를 깨고 아들 얼굴을 거의 공개하지 않아 “특권은 누리면서 의무는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클 왕손빈이 왕실에 순종적인 캐서린 세손빈과 갈등을 빚었고 이것이 해리 왕손과 형 윌리엄 왕세손의 불화로 번졌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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