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예선 3-0 완승 3연속 올림픽
4강전 못 뛴 김연경 22득점 맹폭… 이재영도 고비마다 활약 18점 보태
세계적 수준 강서브에 블로킹 먹혀… 44년 만의 본선 메달 힘찬 도전장
배구 여제 김연경(32·터키 에즈자즈바시으)의 스파이크가 상대의 손을 맞고 심판석에 떨어졌다. 김연경은 오른손을 휘두르며 포효했다. 1시간 30분의 승부에 직접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올림픽 본선 3회 연속 진출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7월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세계랭킹 공동 8위)은 12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예선 태국(14위)과의 결승에서 3-0(25-22, 25-20, 25-20)으로 승리했다. 대회 우승팀에만 주어지는 단 한 장뿐인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최근 5경기 1승 4패의 열세를 극복한 승리였다.
안방 팀 태국은 예정된 결승 상대였다. 사상 첫 올림픽 진출에 도전했던 태국은 매년 10월쯤 열리는 자국 리그를 아시아예선 뒤로 미루고 일본 전지훈련을 실시하는 등 사활을 걸었다. 이날도 수천 명의 안방 팬은 태국 선수들의 유니폼과 같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이날 경기장에는 관중 6000명이 몰렸다.
복근 부상으로 전날 대만과의 준결승에 결장했던 주장 김연경이 이날 선발 출전하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이 외에도 한국은 대회 전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겪었던 라이트 김희진(29·IBK기업은행)을 비롯해 레프트 이재영(24·흥국생명) 등 최정예 라인업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김연경은 이날 양 팀에서 가장 많은 22득점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서브, 블로킹으로도 각각 2득점을 한 김연경은 경기 뒤 “우리 팀이 매우 자랑스럽다. 우리는 해냈다. 오늘밤 우리는 (승리를) 즐길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영도 위기 때마다 공격을 성공하며 18득점으로 활약했다. 한국은 이제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4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의 강점을 그대로 살린 경기였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던 한국의 서브도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의 강서브에 리시브 라인이 흔들린 태국은 장점인 다양한 패턴플레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없었다. 한국은 이날 서브로만 상대(1득점)보다 많은 4득점했다. 태국 대표팀(평균 176cm)보다 평균 신장이 6cm 큰 한국(평균 182cm)은 위기 때마다 블로킹으로도 상대의 분위기를 꺾었다.
한편 20년 만의 올림픽 진출에 도전했던 남자 대표팀은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11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아시아예선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25-22, 21-25, 18-25, 25-22, 13-15)으로 패했다. 남녀 대표팀은 13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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