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이 바뀐 현대인을 위한 생체리듬의 과학/사친 판다 지음·김수진 옮김/392쪽·1만9000원·세종서적
저자가 교수로 있는 미국 소크생물학연구소는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루이스 칸(1901∼1974)이 설계한 건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햇살과 바닷바람을 담담히 흘려보내듯 아우른 공간이다. 그런 공간에 머물고 있는 학자답게 저자는 건강을 위해 ‘언제 음식을 먹고 언제 조명을 꺼야 하는지’를 담백한 문장으로 과장 없이 기술했다.
원제는 ‘circadian(하루 단위의 생체주기) code’. 1971년 인도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린 시절 소도시 외가에서 매일 밤 피운 꽃잎을 새벽에 떨구는 재스민나무를 바라보며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하루 주기의 시간에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파악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다.
“예측 가능한 생체리듬 유지가 건강의 첫걸음이다. 생체주기 코드를 거스르는 생활은 사람을 질병으로 몰아간다. 잠자고 먹고 일하고 운동하고 불 켜는 방식의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 아침에 섭취하는 첫 번째 음식 한입이 모든 신체기관의 시계를 재설정한다.”
어제 잠들기 전 음식을 먹은 가장 늦은 시각과 오늘 깬 뒤 음식을 섭취한 가장 이른 시각의 간격이 12시간 이상이라면 일단 긍정적이다. 그 간격을 꾸준히 유지하면 여생의 건강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책에 따르면 성인 중 그런 사람의 비율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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