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나이테가 쌓이듯 역사를 품은 나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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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들/고규홍 지음/388쪽·2만3000원·휴머니스트

강원 강릉시 오죽헌의 커다란 매화나무는 1400년대 초반 이조참판을 지낸 최치운이 이 집을 짓고 뒤란에 심었다. 신사임당이 이 집에 머물 때는 100년쯤 된 큰 나무였다. 매화를 좋아한 사임당은 ‘고매도’ ‘묵매도’ 등 매화 그림을 많이 그렸다.

‘나무 인문학자’인 저자는 최치원 이황 원효대사 김구 등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나무들을 차례차례 소개한다. 경남 합천 해인사의 전나무는 최치원이 꽂은 지팡이가 자란 것이라는 전설을 간직했다. 경기 양평군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마의태자가 운명을 다한 신라를 생각하며 심었다고도 하고, 신라의 의상대사가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은행나무는 임진왜란, 6·25전쟁 등 나라에 변고가 다가오면 큰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 전국 곳곳의 나무를 통해 우리 역사와 전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당당하고 멋스러운 자태의 나무들이 컬러 사진에 시원스레 담겨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나무를 심은 사람들#고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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