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에게 17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게 도와준 대가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을 KT에 부정 채용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유력 인사의 가족이나 지인을 KT에 부정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이 전 회장은 17일 오후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이번 사건에 앞서 그동안 3차례 기소됐던 이 전 회장은 두 차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었다.
이 전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심리한 재판부는 KT가 2012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김 의원의 딸을 ‘특혜 채용’한 사실은 인정했다. 김 의원 딸이 서류접수 기간이 지난 뒤 지원서를 냈는데도 다음 전형 단계로 올라갔고 인성검사와 면접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는데도 결국 채용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KT가 김 의원 딸을 ‘특혜 채용’한 것을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에게 준 뇌물로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하면서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의 진술을 증거로 내세웠는데, 재판부는 서 전 사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서 전 사장은 지난해 4월 검찰에서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이 KT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딸을 정규직으로 취업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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