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멀리 떠나지 않고 집 가까운 곳에서 머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Stay + Vacation)’도 인기를 모은다.
최근 수도권 랜드마크로 급부상한 럭셔리 호텔 소노캄(Sono Calm) 고양이 30시간 동안 여유롭게 즐기는 ‘30시간 스테이케이션(30hours Staycation)’ 1박2일 패키지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보통 호텔 숙박은 오후 3시 체크인 후 다음날 낮 12시까지 체크아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최장 21시간 머물 수 있다. 이 패키지는 낮 12시 체크인, 다음날 오후 6시 체크아웃으로 9시간 더 선물 같은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지난 1월 12일, 기자는 남편과 7살 아들과 함께 ‘30시간 스테이케이션’ 패키지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에 있는 소노캄 고양을 찾았다. 경기 유일의 5성급 특급호텔답게 최근 증축해 오픈한 웨스트타워의 위풍당당한 외관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반가운 미소로 맞아주는 호텔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이스트타워 1층 로비에서 낮 12시에 체크인을 했다. ‘30시간 스테이케이션’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 패키지 서비스인 당일 저녁 와인 뷔페와 다음날 브런치 예약을 마친 후 객실로 향했다.
기자가 묵게 된 객실은 이스트타워 11층. 문을 열자 넓은 창으로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내추럴한 원목 가구와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 유럽산 메모리폼 매트리스와 새하얗게 잘 정돈된 호텔 침구를 보는 순간, 일상의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 역시 객실 곳곳을 둘러보며 신이 났다. 욕실에는 자연주의 명품 브랜드 아베다 어메니티가 준비돼 무척 만족스러웠다.
짐을 풀고 가족 모두 이스트타워 1층 로비로 내려갔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로비 곳곳에는 말을 형상화한 김우진 작가의 조소 작품 ‘홀스(HORSE)’가 전시돼 있어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작품을 천천히 감상했다. 이 곳뿐 아니라 호텔 여러 곳에 영국 대표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의 작품 등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감각적으로 전시돼 미술관을 방문한 듯 예술적인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유럽 저택의 서재 콘셉트로 꾸민 이그제큐티브 플로어 라운지 무제한 이용
‘30시간 스테이케이션’ 패키지의 무제한 이용 서비스인 이그제큐티브 플로어 라운지(Executive Floor Lounge)에 먼저 가봤다. 비즈니스 업무부터 미팅, 휴식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웨스트타워 1층에 자리하고 있다. 유럽 저택의 서재 콘셉트로 꾸민 라운지는 천장이 높아 탁 트인 느낌을 주며 모던한 디자인의 소파와 조명이 멋스러웠다.
라운지 한쪽에 여행지도와 매거진이 구비돼 있고 그 옆으로 쿠키와 커피, 차, 주스, 생수 등이 놓여 편안하게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몇 번이든지 이용 가능해 아이 간식을 챙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오전 시간에는 토스트, 시리얼 등이 추가돼 간단한 아침 식사도 즐길 수 있다.
특히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소노캄의 커피는 특별했다. 전 세계 유명 산지에서 생산되는 갓 수확한 커피 생두 중 상위 7%에 해당하는 최상급 생두를 국내 로스팅 센터에서 볶은 스페셜티 커피 ‘소노 시그니처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소하면서도 진한 풍미와 균형 잡힌 바디감, 부드러운 목 넘김이 매력적인 커피였다. 이 곳 직원에게 “소노 시그니처 에스프레소는 소노호텔&리조트 고객만을 위해 개발한 커피로 호텔 모든 곳에서 동일한 맛의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기자와 남편은 커피를 마시고, 아이는 쿠키와 주스로 간식을 즐긴 후 호텔 인근의 핫플레이스를 둘러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차로 10분이면 일산호수공원과 킨텍스를 갈 수 있다. 10분 정도 걸어가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워터파크와 스노우파크, 쇼핑,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원마운트가 있다. 이 곳에서 쇼핑을 하고, 추억의 롤러장도 가며 2시간 정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객실에서 TV로 영화를 한 편 본 후, 이 패키지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스트 타워 1층 로비에 위치한 라운지&바 ‘일라고’ 와인 뷔페(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로 향했다.
아름다운 야경 감상하며 로맨틱한 분위기 즐기는 와인 뷔페
기자는 와인 뷔페가 처음이라 기대가 됐다. 호텔 직원이 안내한 창가 자리에서는 통 창으로 색색의 불빛이 반짝이는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뷔페 메뉴는 맛있는 건강식이어서 아이에게 주기에 부담이 없었다. 연어샐러드부터 그린샐러드, 카프레제, 미니샌드위치, 치킨 윙, 크런치 웨지포테이토, 모둠소시지, 모둠치즈, 다양한 과일, 케이크, 빵 등이 제공됐다(메뉴는 변동될 수 있음). 아이에게는 별도로 오렌지, 또는 파인애플 주스를 준다(성인 이외의 미취학 아동 혹은 미성년자는 추가요금 3만원 발생, 무알콜 음료 무제한 제공).
한쪽에 마련된 와인 바에는 이탈리아 샴페인 산테로958, 스페인 레드와인 텔모 로드리게즈 등 와인 6종이 준비돼 있었다. 와인을 잘 몰라도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새로운 와인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삼아 남편과 함께 와인 잔을 기울이며 데이트 분위기도 낼 수 있었다.
늦잠 후 느긋하게 맛보는 풍성한 주말 브런치
이 패키지는 다음 날 아침 조식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다. 느긋하게 식사할 수 있는 브런치(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가량)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와인 뷔페와 같은 장소인 이스트타워 1층 로비의 라운지&바 일라고에서 풍성한 브런치를 즐겼다. 샌드위치, 샐러드, 스크램블, 베이컨, 연어, 프로슈토(돼지고기 뒷다리 햄), 파인애플 등이 먹음직스럽게 한 접시에 담겨 나오며, 후식으로 커피까지 완벽한 식사였다.
다시 객실로 올라가 잠깐의 낮잠도 즐겼다. 오후 6시 체크아웃 덕에 얻은 꿀맛 같은 휴식이었다. 훤히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쾌적한 피트니스 클럽에서 땀을 흠뻑 흘린 후엔 바로 옆 사우나로 향했다. 럭셔리하면서 깔끔한 시설이었다. 반신욕과 사우나로 피로를 푸니,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도 미련이 없을 만큼 에너지가 가득 충전됐다.
기획/계수미 기자 soomee@donga.com 글/박미현(생활 칼럼니스트)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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