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93만 명의 조합원을 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새 위원장에 김동명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위원장(53·사진)이 당선됐다.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빼앗긴 1노조 자리를 찾기 위한 강성 투쟁 주장이 불거지는 등 향후 노사관계가 경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임원 선출 선거인대회를 열고 김 후보를 3년 임기의 새 위원장에 선출했다. 김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동호 전국우정노동조합 위원장은 사무총장으로 뽑혔다.
이번 투표에는 선거인단 총 3336명 중 3128명이 참여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1580표(50.5%)를 얻어 경쟁자인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52표 차이로 이겼다. 김 위원장은 일동제약 노조위원장, 한국노총 제조연대 공동대표,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 위원을 맡고 있다.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현 김주영 위원장보다 강성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 실리를 추구한 한국노총의 정책 노선이 강성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정책 파트너로 노사정 대화에 참여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노동계 일각의 지적 때문이다. 김 신임 위원장은 당선 소감에서 “한국노총은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만든 주체”라며 “정부에 정책협약 이행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직무급제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노동의 인내를 시험하지 말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동계에서는 김 신임 위원장의 우선과제로 1노총 지위 회복을 꼽고 있다. 한국노총은 현 정부 들어 급속히 세(勢)를 불린 민노총에 1노총 자리를 내줬다. 김 위원장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조직화를 적극 지원해 ‘제1노총’ 지위를 반드시 회복하겠다”며 “(민노총과) 조직 경쟁이 불가피하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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