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과 기계설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품 중 하나가 파이프와 파이프를 연결하는 밸브다. 2006년 문을 연 ㈜원대티지케이(대표 장철민)는 이런 밸브를 생산하는 산업용 밸브 전문 기업으로, 국내 밸브 전문 기업이 대부분 최소 30년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후발주자에 속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힘을 쓴 결과 밸브 및 배관시스템 관련 분야에서 기술력과 제품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강소기업 반열에 올랐다. 최근에는 철저한 공정과 품질 관리로 경쟁력을 갖춘 산업용 밸브, 유공압 밸브, 자동 밸브, 배관 시스템 등을 선보이고 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밸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현재 ㈜원대티지케이는 소방밸브 전문기업 ㈜티지화이어, 내진밸브 전문기업 ㈜삼보피팅으로 사업을 확장해 혁신적인 밸브를 생산하고 있다. 소방 밸브 업계에 신기술 바람 일으켜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티지화이어 본사에서 장철민 대표를 만났다. ㈜원대티지케이의 자회사인 ㈜티지화이어는 장 대표가 2016년 5월 창업한 소방용 밸브 전문 기업으로 낙후된 국내 소방기계업계에 신기술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장 대표에게 ㈜티지화이어의 주력 제품에 대해 물으니 “대표 제품은 프리액션밸브와 유수검지장치 알람밸브, 개폐표시형 게이트 벨브”라고 거침 없이 말했다. 이어 “그중 프리액션밸브는 클래퍼 고무 손상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며, 누설을 근본적으로 해결한 혁신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말에는 자신감이 실려 있었다.
‘프리액션밸브’는 발명특허로 등록된 특수한 구조의 클래퍼를 적용해 누설이 없고 구동부의 스프링으로 자동 복구되는 편의성을 갖추고 있다. ‘프리액션밸브’는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8년 대한민국발명특허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개폐표시형 게이트밸브’는 동일 구조의 밸브에 비해 30% 정도 가볍고, 분체 도장으로 부식이 생기지 않으며 장시간 사용해도 파손이나 누설 위험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폐표시형 게이트밸브’는 이런 성능을 인정받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성능 인증을 취득했다. 또한 화재 발생 시 신속한 경보 발령으로 인명 및 재산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수검지장치 알람밸브’도 ㈜티지화이어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제품이다. 기존의 스위치 방식이 아닌 클래퍼에 영구자석을 부착한 근접 센서 형식의 알람 스위치를 적용한 제품이다.
모든 제품들은 기존의 제품에 비해 사이즈가 콤팩트하고, 밸브와 파이프를 연결할 때 필요한 용접 과정이 필요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작업 시간을 단축시킬 뿐 아니라 운영비용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작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제품력을 한층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모든 제품은 자체기술로 개발돼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그루브밸브로 내진 설계까지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밸브의 종류는 수백 개가 넘고 그 연결 방식도 다양하다. 수많은 밸브를 연결하는 방식에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내진 설계에 적합한 그루브 조인트이다. 장 대표는 이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냈다. 밸브 안에 고무링을 넣은 형식의 그루브 조인트 밸브를 기존 디자인보다 조립이 한결 손쉬운 형태로 개발했다.
“기존에 국내에서 사용하던 외국 그루브 조인트의 고무링은 조립이 어려운 형태였습니다. 디자인 개발을 한 결과 손쉽게 조립할 수 있으며, 결합 후에는 더욱 단단하게 지지해주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현재 UL(미국안전규격)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올 4월 중에 UL인증을 받으면 순차적으로 수출도 할 예정입니다.”
밸브는 아니지만 내진지지대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내진 관련 제품 개발에도 전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해도 선뜻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기관에서 검증 받은 우수한 제품도 사용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이런 새로운 제품에 배타적인 사회 분위기가 개선돼야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직원 복지에 투자 아끼지 않아
기업의 역량은 어떤 인재들로 구성돼 있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스펙 좋은 젊은 인재를 영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4050 연령대로 구성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원대티지케이와 ㈜티지화이어, ㈜삼보피팅은 직원이 총 60여 명으로, 그 절반 이상이 2030이다.
“직원에 대한 투자는 회사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말하는 장 대표는 복지차원으로 2012년도부터 전 직원에게는 해외여행을, 우수사원 3명에게 가족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무엇보다 동종 업계에 비해 급여가 높기로 소문나 젊은이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200억이 넘는 매출을 매년 유지할 수 있는 저력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장 대표의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 밸브 업계의 새로운 시대를 연 ㈜원대티지케이, ㈜티지화이어, ㈜삼보피팅의 더 높은 단계로의 성장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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