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PC 게임으로 첫선, 18년만에 모바일 게임 재탄생
“작년말 출시”서 3월께로 늦어져
근무 변화 등 개발속도 떨어져… 年 15종서 올해 6종 출시 예상
“성공 가능성 집중하다 지연” 지적도
넷마블이 3년에 걸쳐 공들여 만든 기대작 ‘A3: 스틸얼라이브’(A3)를 3월에 내놓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말 출시하려던 당초 계획보다 3개월 늦어진 ‘지각 출시’다. 넷마블은 “막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2018년 7월부터 적용된 주 52시간 근로제의 여파가 아니냐는 게 게임업계의 시각이다. 넷마블은 한 해 15종의 신작을 내놓기도 했지만 올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6종 출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킨 A3를 3월 중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번 신작은 2002년 PC 게임으로 출시된 게임을 모바일 게임으로 18년 만에 재탄생시킨 것이다. 넷마블은 총 개발 인력 120여 명이 약 3년에 걸쳐서 만들었을 만큼 공을 들였다.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 지스타에서 2018년, 2019년 두 해에 걸쳐 A3를 소개했을 정도로 마케팅에도 신경 썼다.
하지만 넷마블은 지난해 11월 갑자기 출시 시기를 연기했다. 게임업계의 특성상 신작 출시 시기가 임박하면 막판에 여러 개발자가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데 주 52시간 근로제에 손이 묶인 것이다. 다만,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 출시 지연의 이유로 주 52시간제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이 없다고는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무리를 감수했다면 지난해에도 출시할 수 있었으나 게임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더 쓴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게임업계의 신작 출시 건수는 계속 줄고 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게임 빅3의 신작 출시 건수는 2017년 29건이었으나 주 52시간제가 시행된 2018년 19건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18건에 그쳤다. 올해는 출시작이 13건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서는 통상 게임 한 편을 제작하는 데 2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부터 주 52시간제의 여파가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지난해 10월 본사를 방문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업계의 여러 문제 중 주 52시간 근로제가 있다”면서 “생산성이 떨어져 중국은 6개월 내 새로운 프로젝트가 나오는 반면 우리는 1년이 돼도 나오지 않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당면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넥슨은 주 52시간제의 영향에 더해 매각 불발 이슈까지 겹치자 인력 투입 대비 채산성이 나오지 않을 게임과 사업성이 나쁜 게임을 서둘러 중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9년간 개발해온 ‘페리아 연대기’의 중단이다. 이어 ‘드래곤 하운드’ 등 신규 프로젝트 5종의 개발도 그만뒀다. 앞서 ‘어센던트 원’은 출시 6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만 신작의 총량이 줄어들고 게임 출시가 지연되는 원인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숙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 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이어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게임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므로 생산성을 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게임 수출국 중 가장 큰 비중(30.8%)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2017년 3월 이후 여전히 ‘판호(유통 허가권)’를 내주지 않고 있어 개발 속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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