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결론을 낸 모의선거교육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4·15총선부터 만 18세 고3학생 14만 명에게 선거권이 부여됨에 따라 시교육청은 정당별 공약을 분석하고 각 정당 지지도를 조사하는 모의선거교육을 초중고교 40곳에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를 공무원(교사)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고3학생)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발표하는 행위를 금지한 선거법 86조에 저촉된다고 봤다. 사전 여론조사와 다름없다는 판단이다.
이는 시교육청이 모의선거교육을 졸속 추진할 때부터 우려됐던 바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모의선거교육 실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선관위에 그 위법성 여부를 사전에 공식 질의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교육안도 없이 곽노현 전 교육감이 이사장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했고 학교 40곳과 이 단체에 약 4000만 원의 예산부터 배정했다. 곽 전 교육감은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어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런 불필요한 논란으로 선거교육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정치적 편향성 우려를 자초한 것은 바로 시교육청이다.
시교육청은 새로 선관위의 유권 해석을 받아 이를 따르겠다면서도 고1·2학년을 대상으로 모의선거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선을 넉 달 앞두고 모의선거교육을 급하게 추진했던 것은 고3년생 유권자의 참정권 교육이 필요하다는 명분이었는데 이젠 고3을 제외하고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위법 판단을 피할 꼼수를 찾을 것이 아니라 모의선거교육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굳이 모의투표를 하지 않더라도 유권자의 권리와 책임, 선거법 준수 교육 등 필요한 선거교육을 할 수 있다. 위법적인 모의선거교육을 강행하는 것은 ‘교실의 정치화’ 우려를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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