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유토피아’로 핀란드를 꼽는 이들이 많다. 유치원부터 박사까지 전 교육과정이 무료이며,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1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핀란드 교육컨설팅 기업 와이즈컨설팅핀란드(WCF)의 대표 파시 토이바 대표이사(사진)에게 핀란드 교육에 관해 물었다.
그는 핀란드식 교육을 △학생 중심 △리서치 중심 △신뢰 기반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학생 중심이란 단순히 학생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하는 데에 있어 그들의 미래 역량을 키워주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단순 주입식이 아닌 연구수행 방식의 수업을 한다.
교사-학생-학부모 간 신뢰가 탄탄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토이바 대표이사는 “핀란드에서는 최소 석사학위 이상을 갖춰야 교사를 할 수 있고, 대입에서도 사범대 입학은 경쟁이 치열하다”며 “그만큼 실력이 좋은 사람이 학생을 가르친다는 신뢰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교과수업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분리된 교과목 수업이 아닌 통합 수업이 많은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멀리뛰기’를 배우면 단순히 신체 활동에 그치지 않고, 길이를 측정하고 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는 수학 활동이 더해진다. 음악 수업과 외국어를 연계한 수업도 있다.
학생의 자유를 중시하지만 학사 관리는 엄격하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본격적인 진단평가를 통해 기초학력 도달 여부를 판단한다. 1, 2등을 가려내기 위해 시험을 치르는 게 아니다. 교실 내에서 수준별 수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낙오되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토이바 대표이사는 “국가 단위의 일제고사가 없을 뿐, 학생이 성취기준에 잘 도달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시험은 당연히 있다”며 “학생 개개인의 성취도를 파악해 수준에 맞는 과제를 부여하는 게 바로 교사의 역량”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선 일부 진보교육단체가 낙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진단평가를 반대하는 상황이다.
핀란드는 이런 양질의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평등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토이바 대표이사는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하면 삶에서 잠재력을 펼칠 수 없다는 게 핀란드의 교육철학”이라며 “학생들이 단순한 지식을 알아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배우는가’ ‘왜 배우는가’를 깨닫도록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WCF 측은 한국에도 핀란드 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가 많은 만큼 한국을 계속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에는 아시아 국가 중에선 최초로 베트남 호찌민에 핀란드식 국제학교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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