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선거법 위반’에 대응
“유권자 학생 제외한뒤 교육 진행” 설 연휴 직후 선관위에 질의 추진
일선학교선 “어쩌라는 건지” 혼란
서울시교육청이 무산 위기에 놓인 서울 모의선거 교육을 강행하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만 교육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서울 모의선거 교육을 위법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22일 조희연 교육감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선관위는 21일 공무원인 교사가 유권자인 고3 학생을 대상으로 모의투표를 실시하는 행위가 공직선거법에 금지된 ‘사전 여론조사’에 해당한다며 모의선거 교육이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선관위 결정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유권자인 고3 학생을 빼고 나머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모의선거 교육을 실시하면 위법 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단 고3 학생을 포함하는 기존 모의선거 교육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선거교육 로드맵을 토대로 교육계획을 구체화해 설 연휴 직후 선관위에 공식 질의를 하기로 했다. 이 교육계획에는 기존 로드맵에 따라 유권자인 고3 학생들도 대상에 포함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계획이 선관위에서 공식적으로 ‘위법’ 판단을 받을 경우 추후 수정 계획을 만들어 2차로 질의한다는 방침이다. 수정 계획의 요지는 투표권이 있는 고3 학생을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의 공식 질의가 불필요한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선관위가 이미 “위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이 같은 내용을 질의하는 것에 대해 선관위 판단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의견도 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당장 3월로 예정됐던 모의선거 교육이 어떻게 진행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혼란을 무시하고 서울시교육청이 불필요한 명분 쌓기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모의선거 교육 로드맵은 줄곧 ‘졸속’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총선 전 급하게 교육을 하려다 보니 위법성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고, 구체적인 교육 계획도 없었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2월까지 교육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제야 뒤늦게 선관위의 공식 해석을 받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선관위 결정은 단순한 선거법 안내가 아니라 선거운동에 슬쩍 발을 들이려는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선관위와 협의해 별도의 선거교육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는 모의선거가 아니라 선거의 의미와 방식 등에 대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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