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어질러서” 후배 잔혹 폭행한 여중생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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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 물 붓고 뺨 때린 2명 입건… 33초 동영상 유튜브에 올라와
경찰, 현장 있던 남중생 3명도 조사

경남 김해에서 남녀 중학생들이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 여학생을 마구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남지방경찰청과 김해서부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공동상해)로 중학교 2학년인 A, B 양(15)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일요일인 이달 19일 오전 김해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1학년 여중생 C 양(14)을 무릎 꿇린 채 프라이팬에 담긴 물을 머리에 부은 뒤 머리채를 잡고 수차례 뺨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22일 유튜브에 올라온 33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피해 여학생이 고개를 숙인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있고 다른 여학생은 프라이팬에 담긴 물을 피해 여학생 머리에 끼얹은 뒤 4, 5차례 뺨을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옆에 있던 남학생 등은 웃으면서 지켜봤다. C 양은 얼굴과 목 등에 전치 3주의 부상을 당해 입원 중이다. 정신적인 충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B 양 등 가해 학생 5명은 사건 당일 오전 다른 학교에 다니는 C 양과 남학생 4명 등 1학년 5명을 친구 아파트로 불렀다. 어른들은 외출하고 아파트에 없었다. 이들은 후배들을 부른 이유에 대해 “C 양 등이 주인 허락 없이 아파트에 놀러와 가재도구 등을 어질러 놓은 것을 혼내주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남학생 3명이 A, B 양의 폭행을 교사하거나 묵인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A, B 양 등이 이달 초 김해 시내 한 상가에서 다른 여학생을 폭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함께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이 폭력서클과 관련이 있는지, 피해 학생은 더 없는지 등을 조사한 뒤 처벌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행 동영상은 C 양 측의 동의를 얻어 C 양 친구들이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남녀 중학생#후배 잔혹 폭행#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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