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종폐렴 확산]
발열-기침 등 증상 일일이 확인… ‘메르스 학습효과’ 초기대응 강화
추가 환자 없어… 中정보에 촉각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출입구곳곳에 붙은 ‘최근 중국을 방문하신 분은 병원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또 응급실 앞에는 ‘중국 방문 후 발열 또는 호흡기 이상 증상이 발생한 분은 안으로 들어오시기 전 인터폰을 눌러주시길 바란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내과 접수창구에는 무인접수기 사용이 아예 중단됐다. 그 대신 직원이 일일이 중국 방문 여부를 묻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국내 대형병원들도 비상이 걸렸다.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었기에 초기부터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당시 슈퍼 전파자 1명이 82명을 감염시켰던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주요 병원마다 응급실 출입이나 진료 접수 과정에서 환자와 보호자 확인을 강화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추가로 나오지 않고 있다. 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여성 A 씨(35)가 유일하다. A 씨는 아직 격리 치료 중이다.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발열 증세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유증상자(우한 폐렴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 환자) 21명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22, 23일에도 “감염이 의심된다”는 자진 신고가 계속 이어졌지만 우한 폐렴과는 관련이 없었다.
보건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잠복기가 최장 14일 안팎이라 검역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여전히 자세한 중국 정보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도 위험 요인이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역학조사관을 중국 베이징으로 보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당시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았던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는 “메르스와 사스를 겪으면서 검역체계, 환자관리체계를 잘 만들었기 때문에 메르스 같은 상황은 벌어질 것 같지 않다”며 “하지만 해외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지 못하는 환경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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