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고 이수현 씨의 19번째 기일인 26일 고인의 모친 신윤찬 씨가 사고 현장을 찾아 한일 관계 회복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이날 NHK에 따르면 신 씨는 고인이 도쿄(東京) 신오쿠보(新大久保)역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27세의 나이로 숨진 사고 현장을 찾아 역사 내 마련된 추모비에 헌화하며 아들을 추모했다. 두 손을 모아 아들의 명복을 기린 뒤 그는 “아들은 한일 관계가 좋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랄 것 같다. 여러분도 함께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그는 2001년 1월 26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던 중 의로운 일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 한국인이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일본 사회에는 큰 반향이 일었다. 고인의 빈소에는 일본 시민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고 각지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모금이 이뤄졌다. 이 씨의 부친 고 이성대 씨와 신 씨는 1만 엔(약 1억790만 원)의 모금액을 일본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2008년에는 고인을 소재로 한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가 개봉되기도 했다. 이 기금을 토대로 고인의 이름 영문 약자를 딴 ‘LSH 아시아 장학회’가 설립됐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가운데 신 씨의 발언은 일본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NHK는 “고인이 한일 양국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며 일본으로 유학을 왔었다. 고인을 기리는 조의금 등으로 만든 장학회에서 유학생 960명이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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