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나오자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방문한 국내 기업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마다 대응팀을 만드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한에 생산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들 중에는 현지 공장을 일시 폐쇄하거나 생산을 중단한 곳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날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금지하고, 현지 사무실 폐쇄 및 재택근무 전환 등 비상체제를 가동시켰다. 또 국내 사업장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우한에서 자동차 강판 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포스코는 현지 주재원 4명이 30, 31일 전세기를 통해 귀국하도록 조치했다. 앞서 우한에 에틸렌 화학공장을 둔 SK종합화학은 설 연휴 직전 현지 주재원 10여 명을 모두 귀국시킨 상태다. 이들은 본사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귀가해 건강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에 위치한 SK종합화학 중한석화 공장은 현지 인력으로 가동되고 있다.
중국에 현지 법인을 둔 기업들은 출장 금지 등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자체 매뉴얼을 가동 중이다. 출장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LG전자에 이어 LG화학 등 LG 계열사들도 이날부터 중국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LG전자는 주재원 가족 중 귀국을 희망하는 경우 왕복 항공권을 지원하기로 했다.
▼ 中여행 직원 재택근무… 사업장엔 열화상 카메라 ▼
기업들 ‘우한폐렴 비상’
한화그룹도 당분간 임직원의 중국 출장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화는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큐셀부문, 첨단소재부문과 한화토탈 등이 중국에 생산 법인을 두고 있다. 한화는 설 연휴 기간 중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증상 유무에 대해 개별 전수 조사를 했다. 중국을 포함해 우한 폐렴 발생 국가로 간 출장자들은 사전 사후 신고 및 증상 확인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도 중국 전 지역 출장 자제를 권고했고, 반도체 사업장을 중심으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삼성SDS 등은 최근 2주간 중국, 홍콩 등을 여행한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 주재원의 가족부터 우선 철수를 권고했다. 29일 밤 12시까지 현재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주재원 가족을 한국으로 이동시키고, 한국이나 제3국에 있을 경우 중국으로 돌아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현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해 1500만 위안(약 25억5000만 원) 규모의 의료물품과 성금도 기탁한다. 현대차는 베이징, 창저우, 충칭 등에 생산 공장이 있고 옌타이에 연구소가 있다.
한편 중국 쑤저우(蘇州)시가 춘제 연휴 마지막 날을 중국 정부(다음 달 2일로 연기)와 별개로 8일 이후로 추가 조정하면서 쑤저우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가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곳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대만 폭스콘, 미국 존슨앤드존슨 등도 공장 정상 가동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쑤저우는 우한에서 약 750km 떨어져 있다. 이 밖에 우한에 생산거점을 둔 혼다, 푸조시트로엥(PSA)그룹, 이케아 등도 현지 공장을 일시 폐쇄하거나 생산을 중단했다.
유통업계는 위생관리를 강화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소독을 1시간마다 반복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전국 1378개 전 매장에서 고객 대응 직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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