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불이 관음보살 대세지보살과 함께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다. 주위에는 비파와 장구, 법라(法螺·소라 껍데기로 만들어 불교 의식에 쓰는 악기) 등 여러 악기가 춤추듯 날아다닌다. 비단에 금물로 그린 조선시대 아미타삼존도(사진)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이 불교회화실을 최근 개편하고 처음으로 공개한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청정한 이상향, 정토(淨土)’를 주제로 회화와 경전, 사경(寫經·손으로 베낀 경전) 등 유물 23점을 불교회화실에서 새로 소개하고 있다.
조선 전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 소재 불감(佛龕·불상을 모셔 두는 방이나 집)에는 부처가 머무는 세계가 담겼다. 부처와 두 보살을 중심으로 상서로운 기운을 내뿜는 나무와 누각, 새가 앉아 있는 연못 전경이 금빛 찬란하다.
아귀도(餓鬼道·불교에서 인색하고 탐욕스러운 사람이 죽은 뒤 가게 된다는 곳)에 떨어진 영혼이 극락에 가기를 기원할 때 쓰인 의식용 불화 ‘감로를 베풀어 아귀를 구함’도 전시에 나온다.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리는 아귀,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불보살이 함께 등장한다. 이 밖에 극락으로 안내하는 아미타불과 인로왕(引路王)보살을 그린 그림, 왕실 기도처에 봉안된 지장삼존도, 가족의 명복을 바라며 발원한 화엄경 사경 등도 볼 수 있다. 전시는 7월 12일까지 열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