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 디지털 혁신” 금융권 수장들 한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5대 금융지주 회장이 말하는 ‘2020 경영전략’


윤종규 KB금융 회장“다양한M&A 가능성 열어두고 신중히 접근하되 기회 왔을 때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

윤종규 KB금융 회장

“다양한M&A 가능성 열어두고 신중히 접근하되 기회 왔을 때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매사에 정성과 믿음을 다해야 과감한 변화와 혁신 필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매사에 정성과 믿음을 다해야 과감한 변화와 혁신 필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일류신한’ 첫 번째 길은 신뢰, 모든 고객에게 일류의 가치와 ‘일류의 경험’ 제공해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일류신한’ 첫 번째 길은 신뢰, 모든 고객에게 일류의 가치와 ‘일류의 경험’ 제공해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디지털금융혁신을 선도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할 것”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디지털금융혁신을 선도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할 것”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영토확장 위해 내실 있는 글로벌사업 추진 중요”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영토확장 위해 내실 있는 글로벌사업 추진 중요”


금융권 수장들이 경자(庚子)년을 맞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나선 키워드는 다름 아닌 ‘신뢰 회복’과 ‘혁신’이었다.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낳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바닥에 떨어진 소비자들의 믿음부터 되찾아야 한다는 신년 일성이다. 더불어 저금리시대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혁신,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위기의식도 드러냈다. 금융권을 이끄는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농협) 회장들에게서 들어본 2020년 경영전략을 소개한다.

○ 최대 화두는 ‘소비자 신뢰’ 회복

지난해부터 DLF, 라임펀드 환매 사태 등 소비자 피해가 줄을 이어서인지 금융권 수장들은 수익성 확보 못지않게 고객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고객과 사회의 신뢰는 어느 한순간에 저절로 쌓이는 결과가 아니다”라며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남다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쏟아낸 ‘땀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어 “보이스 피싱 제로, 고객중심 신평가제도, 고객투자자산 모니터링 강화 등 언제 어디서든 고객 퍼스트를 실천하자”며 “신한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일류의 가치’, ‘일류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우리금융의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고객의 믿음과 신뢰를 되찾는 것”이라며 ‘본립도생(本立道生)’ ‘경사이신(敬事而信)’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했다.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매사에 정성과 믿음을 다하자’는 메시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고객 만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커피 한 잔을 마셔도 공정무역을 말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간다. 이제는 주주의 이익뿐만 아니라 손님, 직원, 나아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BTS 본받자”… 혁신만이 성장의 돌파구


금리와 성장률이 ‘0’에 수렴하는 ‘제로 이코노미’ 시대에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도 2020년 금융권의 숙제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제로금리, 저출산·고령화,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 등으로 새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혁신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방탄소년단(BTS)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작은 변화가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된다”며 “끊임없는 도전과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혁신의 아이콘이 된 BTS처럼, 직원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함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역동적인 KB를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특히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고객 중심의 사고에서 디지털 혁신을 시작해 경제적 혜택 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도 “지난 100년의 시간보다 앞으로 10년 동안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에게는 경험하지 못한 생존의 시험대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경영혁신 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라 향후 5년 이내 고객서비스의 50%가 자동화기술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사후 관리까지 모든 프로세스가 디지털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정태 회장은 금융혁신을 통한 ‘포용금융’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금융혁신을 통해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국가 혁신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며 “신남방지역의 은행계좌가 없거나 대출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품을 수 있는 글로벌 포용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적극적인 M&A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의지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사업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구상이다.

조용병 회장은 “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확장·강화 관점에서 국내와 해외,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전략적 인수합병을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며 적극적 인수합병 의지를 밝혔다. 윤종규 회장 역시 다양한 인수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회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며, 신중하게 접근하되 기회가 왔을 땐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동남아와 선진시장의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태승 회장도 증권, 보험,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지주사 포트폴리오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money&life#5대지주 회장의 2020년 전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