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12조 원의 ‘슈퍼 예산’을 편성한 정부가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세금 수입은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악화돼 법인세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열린 2020년도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올해는 재정 분권으로 부가가치세가 지방세로 추가 이양되고 작년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법인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등 세입 여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확정된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512조3000억 원의 예산 중 기금 수입 등을 제외한 국세 수입은 292조 원에 이른다. 법인세수는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18.7% 줄어든 64조4000억 원으로 낮춰 잡았지만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기업은 지난해 결산 실적을 토대로 올 3월에 세금을 내고 올 상반기 실적에 따라 8월에 또 세금을 낸다. 지난해 수출이 2018년보다 10.3% 감소하는 등 기업 경기가 부진했던 점이 올해 세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세수가 부족하면 정부가 계획했던 적자국채 발행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당초 정부는 올해 60조2000억 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수도 당초 예상치에 결국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국세 수입이 294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까지 걷힌 국세는 276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3000억 원, 정부 전망보다는 18조2000억 원 적었다. 홍 부총리는 “작년 세수는 세입 예산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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