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연애 이튿날 커리어하이 “역전 우승도 이끈다” 대야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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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3연승 주역 김소니아

우리은행 김소니아는 최근 전 농구 국가대표 이승준과의 교제 사실이 알려진 뒤 출전한 경기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21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김소니아는 같은 혼혈 선수에 포지션도 포워드로 동일한 남자 친구가 존재만으로 힘이 된다며 뿌듯해했다. 
WKBL 제공
우리은행 김소니아는 최근 전 농구 국가대표 이승준과의 교제 사실이 알려진 뒤 출전한 경기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21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김소니아는 같은 혼혈 선수에 포지션도 포워드로 동일한 남자 친구가 존재만으로 힘이 된다며 뿌듯해했다. WKBL 제공
“그것 때문만은 아니에요(웃음).”

30일 서울 성북구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훈련장에서 만난 김소니아(27·176cm)에게 최근 맹활약이 ‘공개 연애’ 덕이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21일 전 농구 국가대표 이승준(42·205cm)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소니아와 연애 중”이라고 밝혔다. 팬들의 관심 속에 이튿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랭킹 상위 자리를 휩쓴 김소니아는 그날 밤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득점(21점)과 리바운드(16개)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소니아는 “(연애 공개가) ‘서프라이즈 이벤트’여서 기분 좋았던 건 맞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3경기가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여기에 집중한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앞선 두 경기에서도 김소니아는 평균 이상의 활약(평균 13점, 8리바운드)을 펼쳤다. 신한은행전 승리로 우리은행은 올스타전 이후 3경기를 모두 이기며 선두 KB스타즈를 0.5경기 차로 바짝 따라 붙은 채 올림픽 최종예선 휴식기(25일∼2월 15일)를 맞았다.

그에게는 연인 이승준이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지난해 지인 소개로 만나 1년 가까이 교제한 이승준은 한국농구연맹(KBL) 현대모비스, 삼성, DB, SK 등에서 주로 4번(파워포워드) 역할을 맡았다. 현재 우리은행에서 같은 포지션을 맡고 있는 김소니아에게 소중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는 “서로가 혼혈 선수로 살아가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힘든 현역 시절을 본인도 경험해봤기에 나를 잘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로 2012∼2013시즌 WKBL에 데뷔한 김소니아는 올 시즌 평균 8.8점, 6.9리바운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에게 연애는 득이 훨씬 많은 셈이다. 이승준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교제 사실을 밝힌 김소니아와 이승준. 김소니아 제공
교제 사실을 밝힌 김소니아와 이승준. 김소니아 제공
약 3주 동안 리그 경기가 없지만 김소니아는 최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7월 도쿄 올림픽 3 대 3 농구 루마니아 대표팀 합류가 확정적이라 국가대표 메디컬테스트를 위해 루마니아에 다녀왔다. 바쁜 일정 속에 가족들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단다. 이승준 또한 한국 3 대 3 농구 대표팀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뒤 최종 선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유니폼에 새긴 국기는 달라도 연인이 같은 도쿄 올림픽 같은 무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김소니아는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주저 없이 영어, 한국어를 섞어 “저스트 우승”이라고 답했다. 2012∼2013시즌부터 6시즌 연속 통합우승으로 ‘왕조’를 구축했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KB스타즈에 챔피언 트로피를 내줬다. 맏언니 임영희 등이 은퇴하는 등 적지 않은 변화도 있었다. 2012년 당시 막내였던 김소니아도 어느덧 팀에서 나이가 다섯 번째로 많은 ‘허리’가 됐다. 김소니아는 “어릴 때의 내가 아니다. 동료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게 코트에서 더 많은 ‘허슬플레이’를 해야 한다. 또 동생들이 풀어지면 쓴소리를 하고, 위축되면 다독거려야 한다. 올 시즌 코트 안팎으로 역할이 많아진 것 같아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여독과 시차를 풀었다던 김소니아의 목소리는 에너지가 넘쳤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여자프로농구#우리은행#김소니아#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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