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튼 韓-UAE 문화교류, 중동 전체로 퍼져야[기고/박양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난주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상호 문화 교류의 해’ 지정을 기념하고 양국의 협력을 증진하는 정책을 협의하기 위해 UAE를 다녀왔다. UAE의 전통 공연을 체험하면서 느꼈던 설렘과 즐거움이 아직도 여운으로 남아 있다. 특히 한국의 강강술래와 비슷한 ‘알 아이알라’ 공연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무대에서 어우러질 때, 더없는 유대감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UAE에는 한국의 ‘사랑방’ 문화와 비슷한 ‘마즐리스’가 있다. 마즐리스는 공동체의 사람들이 사회 전반에 대한 생각들을 교환하면서 세대 간의 소통을 이루어내는 모임이다. 그 속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열린 태도와 서로를 배려하고 감싸는 ‘정(情)’과 같은 것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2018년 3월 한국과 UAE는 문재인 대통령의 UAE 방문을 계기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였으며 지난해 2월 무함마드 왕세제가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실질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우리 정부는 중동 국가 중 처음으로 UAE와 ‘상호 문화 교류의 해’를 추진한다. 다양한 문화적 자원과 경제적 규모를 갖춘 UAE는 다른 중동 국가에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UAE는 한국 문화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양국의 문화 자원 융합은 서로의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형성된 공감대는 UAE를 비롯한 중동과의 정치·경제적 교류 또한 활발하게 이끌어낼 것이다.

방문 중 한국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아낌없이 반겨준 UAE 문화지식개발부 누라 알 카비 장관과 직원들, 자이드대 한류동호회 ‘코리안클럽’, 한국 문화가 좋아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세종학당의 학생들을 보면서 양국의 문화 발전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서로 뜻이 통하는 친한 벗’이라는 뜻의 ‘지기지우(知己之友)’라는 말이 있다. 진정한 우정의 관계는 서로 많이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한-UAE 상호 문화 교류의 해’는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 ‘한류’를 넘어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UAE에 알리고 UAE의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여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과 UAE의 40년 관계가 형식적인 수사가 아니라 진정한 ‘지기지우’가 되도록 문화가 앞장설 것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