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프라인 점포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직원이나 고객 중 한 명이라도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바로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롯데면세점 제주점, 신라면세점 서울·제주점, 이마트 부천점, AK플라자 수원점 등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및 확진자 가족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영업을 중단했다. 각 업체의 핵심 점포들로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일 매출은 80억∼100억 원, 제주점은 30억∼5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제주점도 일 매출이 30억 원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휴점 상태가 장기화하면 최소 수백억 원대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
하루 평균 매출이 200억 원에 달하는 롯데면세점 본점은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손님을 맞고 있다. 지난달 24일 꾸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선 ‘본점만은 살려야 한다’며 당초 주 2회였던 전체 방역을 2일부터 매일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의 단체 교육·회의·회식을 모두 금지하고 직원식당에선 직원들의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한 식단까지 마련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상반기(1∼6월)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이후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면서 “단체관광객 회복은 고사하고 큰손인 보따리상마저 사라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 명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 고속터미널 일대에 자리 잡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관 일부 제과 코너에선 고객 요청 시 제공하던 빵 커팅 서비스를 중단했다. ‘위생 관리’를 이유로 원하는 고객에겐 플라스틱 칼을 제공하고 있다. 매장 내 카트 전체를 자외선(UV) 살균기로 소독하고,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도 한 시간마다 소독하고 있다.
전국 주요 백화점과 마트에선 시식 코너가 자취를 감췄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은 모두 설 연휴 이후 시식 코너 운영을 중단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셀프 시식을 금지하고 시식 코너 운영을 최소화하고 있다.
화장품 테스트 코너도 없어지는 추세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니스프리 메세나폴리스점의 립스틱 매대에는 평소 비치돼 있던 테스트 제품들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매대 곳곳에는 ‘건강 안전을 위해 잠시 립테스트 제품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양해 문구가 게시돼 있었다. 인근 아리따움 화장품 매장에도 매대 곳곳에 ‘고객님의 안전한 테스트를 위하여 발색은 손등에 부탁드린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었다. 매장 직원은 “신종 코로나 때문에 걱정돼서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붙여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영업 중단 조치와 관련해 업체들은 재오픈 가능 여부 등과 관련해 정부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업체들에 ‘확진자가 다녀갔으니 휴점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 정도만 내놓고 있다. 휴점 후 방역 방법부터 방역 기간, 재오픈 가능 여부 등에 대한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휴·개점은 점포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의무나 강제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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