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한 주 앞두고 영화 ‘기생충’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는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선정했다. 한국 영화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2018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이후 두 번째다. ‘기생충’은 각본상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봉 감독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멀리서 왔다. 여기 참석한 이들 중 제가 제일 먼 곳에서 온 것 같다”며 “함께 후보에 오른 훌륭한 영화들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줬던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각본상 시상식에서는 “제가 쓴 대사와 장면들을 훌륭하게 화면에 펼쳐 준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살아있는 배우들의 표정과 보디랭귀지야말로 만국 공통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작품상과 감독상 부문 후보에도 올랐지만 두 부문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에 내줬다. ‘1917’은 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 미술상 등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여우주연상은 ‘주디’의 러네이 젤위거가 각각 수상했다.
1947년 출범한 BAFTA는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통하며 미국 아카데미상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또 기생충은 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미국작가조합상 시상식에서 메인 상인 각본상을 수상했고, 미국미술감독조합(ADG)상도 받았다. 이로써 기생충은 미국 4대 조합(프로듀서·감독·배우·작가조합)상 가운데 배우와 작가 상을 받아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작가조합과 영국 아카데미에서 각본상을 받았기 때문에 각본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9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 국제영화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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