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확진자, 제주서 제3자 주려고 해열제 구입한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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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제주 재난대책본부 관계자 밝혀… 함께 승합차 타고 여행한 8명 조사

지난달 제주도를 다녀간 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A 씨(52·여)가 제주에서 해열제를 구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제주도는 A 씨 동선을 추가로 확인한 결과 제주시 연동지역 약국에서 해열제 성분이 포함된 종합감기약을 구매했다고 3일 밝혔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A 씨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해열진통제 제품 사진을 약사에게 보여줬다”며 “종합감기약을 구입했지만 자신이 아니라 제3자에게 주려고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A 씨는 중국으로 떠나기 전날인 지난달 24일 오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의 한 옷가게에서 의류를 구입하고 인근 편의점으로 이동해 기념품과 먹거리를 구입했다. 이날 오전에는 1100고지에서 버스를 타고 제주시 도두동으로 이동했는데 버스 내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다른 승객과의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숙소인 호텔을 나와 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승객과의 접촉은 없었다.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카메라에 찍힌 A 씨 모습을 봤을 때 기침을 하거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본인(과 관련된) 문제였다면 종합감기약을 여러 통 구입했을 텐데 한 통밖에 사지 않았다”며 “약국 방문 이후 도보로 다닌 상세 동선과 CCTV를 통해서 확인한 내용을 종합하면 제주에서 감염 증상이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A 씨와 함께 승합차를 타고 여행한 중국인 8명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가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 출신인 점은 2일 오후 약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A 씨는 우한에서 기차를 타고 양저우(揚州)로 이동한 뒤 양저우 공항에서 춘추항공 여객기를 타고 제주도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A 씨가 체류했던 호텔의 직원 5명에 이어 버스 운전사와 옷가게 직원, 편의점 직원, 약사 등 9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A 씨의 동선이 공개된 뒤 임시 휴업에 들어간 롯데면세점 제주점, 신라면세점 제주점 인근에선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이 사라졌으며 상점과 음식점이 밀집한 곳인 누웨마루거리에도 인적이 크게 줄었다. A 씨가 머물렀던 호텔은 임시 휴업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우한 폐렴#코로나 바이러스#제주도#중국 여행객#해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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