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종로 딜레마 빨리 벗어나야”… 다른지역 출마-불출마도 검토
한국당 공관위 5일 집중논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총선 출마 여부가 이르면 5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서울 종로 지역구 출마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황 대표가 종로나 다른 지역구에 나갈지, 아니면 불출마하면서 전국 선거를 지휘할지에 대한 결정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3일 공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이 “황 대표의 종로 출마 문제가 가닥이 잡혔느냐”고 묻자 “수요일(5일)에 종로 출마 후보 문제에 대해 이야기(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공관위 관계자는 “산발적으로 이야기를 나눠 온 종로 지역구 문제에 대해 그날 집중적으로 논의를 하겠지만 발표까지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5일은 한국당이 총선 후보 등록을 마감하는 날이다. 황 대표는 지난달 3일 서울 광화문 장외집회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한 뒤 한 달 넘게 출마 지역구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동안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한 여러 차례 질문에 “당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해 왔다.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마 선언을 한 뒤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여야의 차기 유력 대권 주자끼리의 ‘빅매치’가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지역구 결정이 지체되고 이 총리에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한국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도 문제, 다른 지역구에 나가도 ‘도망친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한국당에서 서울 마포나 용산, 양천, 경기 용인 등 다른 지역구 출마 여부를 알아보자 해당 지역구 민주당 후보들이 “황 대표를 환영한다. 내 지역구로 오라”며 사실상 황 대표를 조롱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황 대표 측근들을 중심으로 “황 대표가 이런 ‘종로 딜레마’에서 빨리 벗어나야 전체 선거 구도를 짤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황 대표의 총선 출마 전반에 대해 결정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당은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수도권 다른 지역구 출마, 그리고 아예 불출마하는 방안까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최근까지도 지역구 출마 의지가 강했으나 불출마 카드까지도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는 게 달라진 흐름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는 건 전국 단위 유세 지원을 못하게 된다는 것인 만큼 큰 틀에서 총선 불출마까지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황 대표 불출마를 전제로 해 종로에 청년이나 정치 신인을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관위 일각에선 황 대표의 종로 출마론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종로 출마를 피할 경우 황 대표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고 향후 대선 행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석연 공관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종로에 안 나가면 대구 경북 물갈이나 중진 험지 출마론을 주장할 수 있겠느냐”면서 “공관위에서 황 대표 불출마 또는 다른 지역 공천으로 결론 내면 나는 공관위원을 계속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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