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식서 ‘검사동일체 원칙’ 비판
법무-검찰개혁위선 검찰에 날세워… “검찰, 장관지휘 아직 실감 못한듯”
이성윤은 ‘절제된 수사’ 강조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 검찰 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지난주 윤석열 검찰총장이 후배 검사들에게 강조했던 ‘검사동일체 원칙’을 비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임관한 신임 검사들에게 “여러분은 거대한 조직의 부품에 지나지 않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면서 “그것(상명하복 문화)을 박차고 나가서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 같은 존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법조계에선 검사동일체가 ‘검사가 바뀌어도 수사 등 절차가 동일한 효력으로 계속 진행된다’는 처분의 일관성 개념도 있는데, 추 장관이 상명하복만을 부각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다면 상대방을 잡기 위해 변장하는 드라마 속 검사는 있을 수 없다”며 “오히려 미국 영화 ‘어퓨굿맨’에 나오는 데미 무어처럼 제대로 기소하는 과정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여러분께 기대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어퓨굿맨은 미 해병대에서 은폐된 집단 린치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여성 법무관의 이야기다.
추 장관은 곧이어 열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회의에서 “피의사실 공표 금지가 형법에 있는 죄명인데도 사문화돼 있다”며 “형사사건 공개 금지를 규칙으로 만들었는데도 여전히 어기고 있다”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기소 결정 과정에서 언급한 감찰권과 관련해 추 장관은 “법무부가 최고 지휘·감독권자여서 감찰권이나 사무 보고 등 지휘 방법과 수단이 있는데 (검찰이) 아직 그것을 실감 있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아닌 것 같다”며 검찰을 겨냥했다.
당시 윤 총장을 건너뛰고 추 장관에게 사무 보고를 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검사 전입 신고식에서 ‘절제된 수사’와 ‘절차적 정의’를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윤 총장의 기소 지시에 따르지 않았던 것에 대해 “기소하지 말자는 취지가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해 그런 취지를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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