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옮은 간호사, 낫자마자 업무 복귀… 中의료진 사투 ‘뭉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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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와 싸우는 사람들
“영웅되려고 돌아온게 아니다… 전쟁서 이탈할 수 없는 것뿐”
런민일보, 분투 의료진 사진 공개
마스크 벗지 못해 얼굴에 상처, 2시간 쪽잠에 기저귀 차고 일해

방호복 입은 채로 쓰러져 자는 의료진 2일 중국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은 채 쪽잠을 자고 
있다. 한 달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발생지인 우한 지역 의료진은 24시간 병원을 지키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마스크와 고글을 써 얼굴에 상처가 생긴 의료진(왼쪽 사진). 사진 출처 런민일보 영문 트위터
방호복 입은 채로 쓰러져 자는 의료진 2일 중국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은 채 쪽잠을 자고 있다. 한 달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발생지인 우한 지역 의료진은 24시간 병원을 지키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마스크와 고글을 써 얼굴에 상처가 생긴 의료진(왼쪽 사진). 사진 출처 런민일보 영문 트위터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우한대 중난(中南)병원 응급실 간호사인 궈친(郭琴) 씨는 지난달 초부터 매일 10시간 넘게 100명이 넘는 발열 환자들을 정신없이 진료했다. 우한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발생지다.

지난달 12일 궈 씨는 체온이 37.8도까지 올라갔고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11세 아들과 노부모가 떠올랐다. “내가 꼭 돌봐야 하는데…. 죽으면 안 되는데….”

그가 입원한 동안 동료들은 숨 돌릴 틈 없이 움직였다. 격리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던 그는 “동료들을 도울 수 없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병세가 회복돼 지난달 27일 퇴원한 그는 바로 다음 날인 28일 병원에 복귀했다. 이날도 10시간 이상 일했다.

“내가 돌아온 건 영웅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염병과의 사투에서) 이탈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궈 씨는 신징(新京)보 기자에게 담담히 말했다.

궈 씨처럼 최전선에서 신종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이 주목받고 있다. 부족한 의료 장비와 인력, 마스크에 눌려 생긴 상처, 거친 손 등을 담은 사연과 사진,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트위터에 ‘경의를 표한다’는 글과 함께 마스크를 벗은 중국 의료진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의료진은 오랫동안 마스크 등을 착용해 얼굴에 눌린 자국과 상처가 생겼다. 런민일보는 ‘짧은 휴식시간에 마스크를 벗은 의사와 간호사의 사진이 중국 전역 수백만 누리꾼을 감동시켰다’고 전했다.

이 계정에는 ‘22세 간호사의 얼룩덜룩한 손 사진이 사람들의 마음을 녹였다’며 후난성 어린이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거칠어진 손등 사진이 공개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병원 책상이나 바닥에서 쪽잠을 자는 의료진의 모습을 소개하기도 했다.

우한 파견 간호사 모집 공고를 보자마자 지원한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써내려가는 일기도 화제다. 한 간호사는 ‘내 경험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기쁜 일이다. 그러나 아들이 마음에 걸린다. 아들은 끝까지 나를 막았다. 집에서 짐만 챙겨서 우한으로 날아왔다’라고 적었다 현재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에는 의료진 6000명이 투입됐지만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사들이 하루 2∼3시간씩 잠을 자는 등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신문 및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중국 의료진이 화장실에 갈 시간이 부족해 방호복 안에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일한다고 전했다.

장비 부족으로 의료진이 겪는 어려움도 크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SNS상에 중국 의료진이 쓰레기봉투로 보호 장비를 만들고, 좌절감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공유되며 안타까움을 샀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우한 폐렴#코로나 바이러스#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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