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20대, 춘제 귀성뒤 코로나 확산… “내가 있어야 안심” 어머니 설득
4일간 달려 봉쇄된 우한 돌아와
“지금 우한으로 돌아가는 건 너무 위험하다.”(어머니)
“감기에 걸려도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떨어요. 내가 있어야 사람들이 안심해요.”(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징저우(荊州)에서 지난달 말 모녀가 실랑이를 벌였다. 직장인 우한의 보건소로 돌아가겠다는 의사 딸을 어머니는 간곡히 말렸다.
우한 남부 장샤(江夏)구 보건소 의사인 간루이(甘如意·24·여) 씨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돌아와 쉬던 중 직장에서 연락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 환자가 밀려든 탓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곧바로 복귀를 결심했다.
문제는 교통편이었다. 우한으로 연결된 모든 도로가 봉쇄된 상황. 어렵게 지역에서 발급해준 임시 통행증의 차량번호엔 ‘자전거’라는 세 글자가 또렷했다. 그는 자전거를 선택했다. 지난달 31일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해 300km 거리를 나흘 동안 달려 이달 3일 우한의 보건소에 닿았다. 5일 창장(長江)일보에 실린 간 씨의 사연은 온라인에서 공유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는 길은 녹록지 않았다. 150km를 달려 1일 징저우의 창장대교에 도착했지만 자전거로 건너는 걸 금지해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때 자전거를 놓고 온 탓에 2일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아무도 우한에 가려 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기능에 의존해 공유 자전거로 국도를 달렸다. 온몸이 비에 흠뻑 젖었고 끼니는 구멍가게에서 컵라면으로 해결했다.
3일 오전 우한시와 징저우시 중간 지점인 첸장(潛江)시에서 만난 교통경찰의 도움으로 혈액 운반 차량을 얻어 타고 우한에 도착했다. 다시 공유 자전거를 탔지만 배터리가 닳아 스마트폰이 꺼지는 바람에 한참 길을 헤매야 했다. 어둑어둑해진 이날 오후 6시 보건소에 도착했다. 그는 다음 날인 4일부터 바로 지역 주민들의 혈액 검사를 시작했다고 창장일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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