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9년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했던 에세이 모음집이다. 전북대 영문과 교수인 저자는 성서와 불경, 소설, 시, 철학을 오가며 환대의 윤리를 탐구한다.
‘수대나태자경’에서 석가모니의 전생인 수대나태자는 일종의 ‘보시 성애자’다. 당대의 전략 병기인 최강의 코끼리를 적국에 스스럼없이 내 줘 산으로 쫓겨 가더니, 급기야 가족을 종으로 내 달라는 사제의 말을 따른다. 사실 사제는 태자를 시험하려는 제석천의 현신. 가족은 다시 모이고, 태자의 조건 없는 보시는 적국의 왕도 변화시킨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이 비린내 나는 저잣거리의 어수룩한 호구들에게도 천사가 ‘짠’ 하고 나타날까.
저자는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환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역설적으로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갈 때 삶이 더 윤리적인 것이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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