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었던 서울도심 호텔-마트도 휴점… 외국인 관광객 주요코스 방역 비상
제조업 이어 관광 타격 장기화 우려
우한교민 1명 확진… 국내 24명으로
지난달 23일 입국한 뒤 2주간 소재를 알 수 없었던 2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환자의 동선이 확인됐다. 57세 중국인 여성이다. 그는 2일 낮 12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퇴실했다. 낮 12시 15분부터 1시 19분까지 근처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쇼핑했다. 이어 숙소를 옮긴 뒤 오후 2시 18분 서울 마포구 이마트 마포공덕점에서 1시간 51분 동안 물건을 구입했다.
7일 23번 환자의 동선이 공개되자 롯데백화점과 프레지던트호텔, 이마트 마포공덕점은 곧바로 휴점했다. 그가 단 64분 들렀던 롯데백화점은 9일까지 사흘간 문을 닫는다. 영업시간 기준으로는 26시간 30분 동안 장사를 못한다. 프레지던트호텔은 열흘간 신규 예약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는 이르면 10일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보건 당국은 23번 환자가 방문했을 당시의 백화점과 호텔, 마트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 중이다. 그와 세부 동선이 겹치는 접촉자를 찾기 위해서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되는 건 아닌 것으로 본다”며 “환자 동선을 확인해 접촉자를 추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와 같은 날,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23번 환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출신이다. 후베이성 체류자 입국 금지 12일 전 한국에 왔다.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됐지만 숙소를 옮긴 탓에 4일까지 소재 불명이었다. 증상은 3일부터 나타났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증상 발현 하루 전 동선 확인’ 기준에 따라 입국부터 열흘간 이동경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신종 코로나가 전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3번 환자가 거쳐 간 곳은 공교롭게도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 오면 반드시 찾는 쇼핑 코스다. 주변에는 남대문, 덕수궁, 서울시청 광장 등 관광명소도 많다.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코스가 신종 코로나 확산 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대응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수출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내수에 피해가 집중됐는데 신종 코로나는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적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1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교민이다. 국내 환자 수는 24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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