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등 광주의 역사 현장인 전일빌딩이 4월 시민 복합문화센터로 탈바꿈해 개방된다.
광주시는 이달 중에 전일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4월 초 개관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사업비 484억 원을 투입해 매입 및 리모델링한 건물의 새 명칭은 ‘전일빌딩245’이다. 이는 시민들에게 고유명사처럼 알려진 전일빌딩과 그 가치를 함축한 숫자인 245를 합친 것이다. 정현윤 광주시 문화시설기획담당은 “5·18사적지 28호인 전일빌딩은 건물 도로명 주소가 광주 금남로 245이고 10층과 외벽에는 5·18 당시 헬기 사격에 의해 남겨진 총탄 자국 245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옛 광주 도심 중심가에 있는 전일빌딩은 1960∼80년대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어서 상징성이 컸다. 1968년 1차 준공된 전일빌딩은 이후 세 차례 증축돼 대지면적 2778m², 연면적 1만9321m², 지하 1층, 지상 10층이다.
전일빌딩은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이기도 하다.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 전일빌딩 앞에서 계엄군이 시민들에게 집단 발포해 60여 명이 다치거나 숨졌다. 1980년 5월 27일 새벽에는 계엄군이 시민군 진압작전을 벌였던 곳이다.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는 2011년 전일빌딩을 매입해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6∼2017년 4차례 조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총탄 흔적 245개를 발견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전일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시민 복합문화센터로 꾸미는 계획을 세웠다.
시민 품으로 돌아온 전일빌딩245는 시민 문화공간, 문화콘텐츠 창작공간, 5·18기념공간, 공용 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시민 문화공간에는 전일다실(茶室), 아카이브, 남도관광센터, 전자도서관, 생활문화센터가 들어선다. 지상 5∼7층 문화콘텐츠 창작공간은 영화나 영상, 게임 등을 만드는 문화콘텐츠 기업이 입주하는 광주콘텐츠 허브다. 지상 8층과 옥상은 다목적 강당, 야외공연장, 카페, 정원 등으로 꾸며지는 공용 공간이다.
지상 9, 10층은 시민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체험하며 느낄 수 있는 기념공간이다. 9층 계단에는 5·18 당시 기록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치 및 평가를 소개하는 글이 전시된다. 9층에는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군을 향해 헬기사격을 하는 시뮬레이션 영상과 5·18유가족, 당시 언론과 외신기자 증언 영상이 상영된다.
곳곳에 헬기 총격 흔적이 있는 10층은 탄흔 원형보전 공간으로, 유리 스카이워크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가까이 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금남로 방향의 탄흔 기둥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반사 거울도 설치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일빌딩은 옛 전남도청과 함께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역사공간이자 ‘5월의 목격자’”라며 “광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하는 시민 역사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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