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바로티의 무대위 연인’ 소프라노 프레니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이탈리아서 같은 유모 젖 먹고 자라… 베르디-푸치니 오페라 세계적 명성

베르디와 푸치니 등의 이탈리아 오페라에 능통했던 소프라노 미렐라 프레니(사진)가 9일 고향 모데나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향년 85세.

프레니는 1935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출생했다. 반년 뒤에 어머니의 공장 동료가 훗날 테너로 대성하는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낳아 두 성악가가 같은 ‘공장 소속 유모’의 젖을 먹고 자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20세 때 고향 모데나 시립극장에서 오페라 가수로 데뷔한 프레니는 1960년 영국 글라인드본 오페라축제에서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의 여주인공 아디나 역으로 성공을 거두며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았다.

1963년 대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만남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서 카라얀이 지휘하는 푸치니 ‘라보엠’에 출연한 뒤 그는 카라얀의 요구에 따라 기존의 리릭(서정적) 소프라노를 넘어 베르디 ‘아이다’의 아이다 역을 비롯한 한층 무거운 역할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1978년 불가리아의 베이스 니콜라이 기아우로프와 결혼했고 차이콥스키 ‘예브게니 오네긴’의 타티야나 역 등 러시아 레퍼토리에도 도전해 성공을 거두었다. 2005년 70세의 나이로 미국 워싱턴 국립오페라에서 차이콥스키 ‘오를레앙의 처녀’ 잔 다르크 역으로 출연한 뒤 무대를 떠났다.

그의 음반 중 카라얀이 지휘하고 ‘고향친구’ 파바로티가 상대역으로 출연한 푸치니 ‘라보엠’(미미 역), ‘나비부인’(초초상 역)은 역사상 손꼽히는 명연으로 꼽힌다. 이 밖에 카라얀 지휘 베르디 ‘오텔로’(데스데모나 역) 등이 있다. 이탈리아 그란크로체(대십자) 기사 작위와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미렐라 프레니#루치아노 파바로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