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첫 ‘20득점-20어시스트’ 허훈… ‘배달의 훈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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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시도때 견제 틈타 송곳 패스… 美훈련-월드컵 출전후 시야 넓어져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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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을 지금도 높이 평가하는 건 득점 능력도 탁월했지만 수비를 최대한 자신 쪽으로 끌어놓고 동료의 득점 기회를 손쉽게 열어주는 패스 능력 또한 일품이었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KT의 가드 허훈(25·사진)이 아버지의 도움 본능을 떠올리게 하면서 이번 시즌 최고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허훈은 9일 KGC와의 경기에서 24득점에 21도움으로 한국농구연맹(KBL) 최초의 20득점-20도움 대기록을 세웠다. 아버지 허재도 현역 시절 못해 본 기록이다. 현재 경기당 평균 득점은 15.36점으로 전체 7위(국내 선수 1위), 도움은 7.24개로 압도적인 선두다. 도움 2위 김시래(LG·4.84개)와는 큰 차이가 난다.

슈팅이 좋아지면서 도움 수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8∼2019시즌에는 경기당 도움 4.10개로 전체 5위였다. 최근 상대는 허훈의 슈팅을 견제하려고 수비를 한 명 이상 붙이곤 하는데 허훈은 수비가 몰릴 때 생기는 틈을 타 절묘한 득점 패스를 전달하고 있다. 슈팅 감각이 좋지 않을 때는 의식적으로 도움을 더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어바인에서 열린 스킬트레이닝에 다녀온 후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에 굉장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남자 농구 월드컵에서의 경험도 한몫하고 있다. 1차전에서 맞붙어 크게 졌던 아르헨티나의 179cm 단신 가드 파쿤도 캄파소의 플레이가 좋은 교본이 됐다. 허훈(180cm)과 키가 비슷한 캄파소는 당시 평균 13.3득점에 도움도 7.8개를 올리면서 아르헨티나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신기성 SPOTV 농구 해설위원은 “월드컵 이후 슈팅에 자신감이 생기니 상대 수비를 읽고 동료들의 득점 포인트가 어디인지 보는 여유까지 확실히 생겼다”고 평가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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