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우연히 한 공장에서 하얀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걸 봤습니다. 냄새까지 고약하더군요. 알고 보니 대기 질을 악화시키는 미세먼지였죠.”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판교이노밸리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우 누리플랜그룹 회장(58)은 미세먼지 저감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는 현대인의 건강과 안전을 가로막는 요물”이라며 “이제 매연, 미세먼지를 줄이는 환경 개선 사업은 미래의 먹거리”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6년 전부터 지금까지 총 70억 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공장, 대형 빌딩,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하얀 연기(백연)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장치들을 개발할 수 있었다.
누리플랜은 올해 1월부터 대형 보일러를 대상으로 한 미세먼지특별법이 시행된 것과 관련해 보일러에 부착하는 미세먼지 집진 장치를 실용화했다. 고속냉각 필터로 미세먼지를 빨아들여 90% 이상 공해 물질을 줄이는 장치다. 서울시립 남부장애인복지관, 한일산업, 덕평CC 등이 미세먼지 집진 장치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이달에는 서울시에 미세먼지 집진 장치 평가보고회를 갖고, 이 장치를 설치할 지역을 협의, 결정할 예정이다.
지하매설 배관(열수송관) 백연 제거 장치는 지하에 매설된 열수송관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백연을 빠르게 제거하는 장치다. 이를 사용하면 파손된 배관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24시간 이내에 복구가 가능하다. 2017년 대한민국 안전기술대상에서 지역난방공사와 함께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또 이동식 백연 제거 장치를 안개가 자주 끼는 도로에 일정 간격으로 설치하면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지역난방공사, 서울에너지공사, GS파워 등에서 현재 이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누리플랜 자체 기술로 제작한 백연,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은 효율성이 뛰어나고 비용도 외국 제품의 50% 수준으로 저렴하다”며 “장기적으로 가정용 미세먼지 저감 장치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누리플랜은 지난해 창립 25주년을 맞아 회사 목표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기업’에서 ‘세상을 아름답고 안전하게 만드는 기업’으로 바꿨다. 미세먼지를 줄여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원래 누리플랜은 1994년 창업 이후 경관 조명 등 조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문기업이었다. 서울시청사, 남산 N타워, 국회의사당, 부산 광안대교 등 외관 조명이 누리플랜의 대표 작품이다. 경관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와 친환경 방화벽도 자체 개발하는 등 기술력도 갖췄다.
이 회장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도전한 인생이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 여주 출신으로 집안이 어려워 어렸을 때부터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건축자재 유통업에 뛰어들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그는 “단돈 1만원이 아쉽던 시절을 넘어 지난해에는 5개 계열사를 거느린 회사로 키웠다”며 “앞으로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을 확대 보완해 2030년까지 매출 1조 원 시대를 여는 게 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밤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이나 교량이 어두워 보이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경관 조명 사업에 뛰어들었고 3000건이 넘는 경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이제는 환경 안전이 중요한 시대가 된 만큼 각종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알짜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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