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군사대 국방어학원 앞은 차분하고 한산했다. 입구에 선 공중전화박스 크기의 무균소독기 2대와 ‘방문객은 필히 소독실을 경유하십시오’란 경고 문구가 이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교민 격리 장소로 정해졌음을 넌지시 일깨웠다.
주변을 돌아보니 벌써부터 여러 현수막이 내걸렸다. 모두 교민을 따듯하게 맞이하겠단 내용이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문모 씨(56)는 “직원 5명과 함께 ‘우한 교민 여러분, 환영합니다’란 현수막을 내걸었다”며 “여기 오는 교민들을 안심시키고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동아일보가 둘러본 국방어학원 인근 마을도 평상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1, 2차 우한 교민 격리시설을 운영하는 아산시와 진천군 초기처럼 강한 반발은 접하기 어려웠다. 아침부터 방역차들이 주변 방역에 나서자, 한 행인은 “다들 건강하고 무사하자”며 응원을 보내고 지나갔다.
국방어학원 앞에 환영 현수막을 건 주민 이모 씨(45)도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증세가 없는 교민들만 이송해 격리 상태로 지낸다고 들었다. 그들도 고충이 많을 것”이라며 “지인들에게 현수막을 걸 거라 했더니 다들 ‘잘했다’며 격려했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부분 교민들이 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정부가 선정 전후에 소통이 부족했단 지적이었다. 뭣보다 10일 선정 발표 직후 열렸던 주민설명회가 다소 형식적이었다고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설명회는 이날 오전 11시경 격리시설이 발표되고 5시간 뒤인 오후 4시경 인근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주민 신현복 씨(73)는 “여기도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많다. 평일 낮이라 주민은 10명 정도밖에 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종환 씨(71)는 “정부도 고심과 계획이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도 설명만 길게 하고 질문은 딱 2명만 받은 건 적절치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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