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초대형 선박 20척 인수
연료비 60% 수준 줄일수 있어… 현대상선 “3분기 흑자전환 기대”
5일 찾은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는 현대상선을 상징하는 파란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가 한창이었다. 무게가 수백∼수천 t에 이르는 거대한 블록들을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용접 중인 선박, 이미 조립을 마치고 바다에 띄워 막바지 작업 중인 선박이 조선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날 직접 승선해 본 배는 길이가 6m가 넘는 20피트의 표준 컨테이너를 2만3964개까지 실을 수 있는 2만4000TEU급 선박. 말 그대로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이다.
대우조선해양이 7척, 삼성중공업이 5척, 현대중공업이 8척을 건조하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은 이 배를 필두로 올 4월부터 현대상선에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특히 이 배들은 3년 전인 2017년 2월 17일 한진해운이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추락했던 한국 해운업의 재건을 이끌 배들로 주목받고 있다.
덴마크 국적의 머스크를 비롯한 대형 해운사들은 2010년대 초반부터 선박의 크기를 키우는 선박 대형화로 비용을 줄이며 운임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한 척에 1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고효율 대형선 대신 용선(빌려 쓰는 배) 확보로 대응한 국내 선사들은 이 흐름에 뒤처졌고 결국 한진해운 파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1만3000TEU급 선박의 2배에 가까운 2만4000TEU급 선박을 운용하면 컨테이너당 연료비가 60% 수준으로 떨어진다. 항해에 필요한 인력은 24명 내외로 동일하기 때문에 해운업은 ‘규모의 경제’가 가장 확실하게 구현되는 사업으로 꼽힌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에도 국제 컨테이너 운임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머스크와 MSC(스위스), 코스코(중국) 등은 초대형선 확보는 물론 인수합병(M&A) 등으로 선복량(총 적재능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들 기업이 300만∼400만 TEU의 선복량을 확보한 반면 국내는 한진해운 파산 전인 2016년 8월에 한진해운(62만 TEU), 현대상선(44만 TEU)을 합쳐서 100만 TEU를 조금 넘겼다. 올 1월 기준으로는 현대상선 39만 TEU과 SM상선 7만 TEU 수준에 불과하다. 공룡처럼 커진 해외 선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올 4월부터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차례로 인수해 2022년까지 110만 TEU까지 선복량을 늘리겠다는 것이 현대상선의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4월부터 차례로 유럽 노선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면서 올 3분기 영업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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