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자 39명이 추가 확진됐다. 5일 1차로 10명이 확진된 이후 일주일 만에 174명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확산된 것이다. 이 배에는 일본인 1200여 명을 비롯해 56개국 3700여 명이 탑승해 있고 승객 9명, 승무원 5명 등 우리 국민 14명도 함께 격리 중이다.
탑승 중인 한국인들은 아직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되기 전에 국내로 이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는 그제 송환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 감염병은 해당 지역에서 통제와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일 최초 감염자가 탑승했다 내렸다는 통보를 받고도 며칠간 승객 이동을 제한하지 않아 확산을 방치했다. 또 탑승자 전원 검사를 놓고 혼선을 빚어 3700여 명 중 검사를 받은 사람은 490여 명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 내 감염자를 일본 내 감염자 수로 집계하지 않고 있는데 포함시킬 경우 중국 다음으로 많아져 관광, 경제 등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서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감염자가 속출하는데도 승무원 1000여 명은 좁은 공간에서 승객 식사를 준비하고 화장실도 함께 쓴다고 한다. 외부와 차단됐을 뿐 선내 감염은 방치된 셈이다. 일본 안에서도 비난 여론이 높고, 인도인 승무원이 자국 총리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등 승객과 승무원들은 위험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일본 정부에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미적댈 경우 국내 이송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다른 국가들의 이송 계획도 아직 없고, 이송 과정에서 감염 전파도 우려된다고 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해당 지역 통제 원칙도 적절한 대응이 이뤄질 때 얘기다. 자국민이 감염 검사도 못 받고 선내에 방치됐는데 영사관을 통해 모니터링만 한다는 건 너무 소극적인 대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