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이 통합하는 신당을 ‘미래통합당’(가칭)으로 확정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일단 신당의 대표를 맡는다. 그동안 이견이 있었던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문제는 기존 한국당의 최고위원회와 공관위 체제에 통추위에서 합의한 인사를 추천해 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통추위는 14일 최고위원과 공관위원을 각각 몇 석 늘릴 것인지, 누구를 추천할 것인지 등을 추가로 논의한 뒤 17일경 신당 출범식을 연다.
○ 黃 체제 유지한 ‘미래통합당’… 115석으로
박형준 통추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통추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명은 미래통합당으로 정했다”며 “청년들이 주인이 된다는 취지의 ‘미래’와 중도·보수의 정치적 연대를 의미하는 ‘통합’을 합친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의 의석수는 한국당(106석), 새보수당(8석), 전진당(1석)을 합해 115석이 된다. 한국당 입당 의사를 밝힌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이 당내 제명 절차를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입당할 경우 116석이 돼 더불어민주당(129석)과는 13석 차로 좁혀진다.
통합신당의 당명으로는 ‘미래한국통합신당’ ‘미래통합신당’ ‘새로운한국당’ 중 한국당이 ‘미래한국통합신당’을 강하게 주장했으나, 한국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과 이름이 상당 부분 겹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당명 불허 결정이 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래통합당으로 정해졌다. 당색은 ‘밀레니얼 핑크’로 정했다. 기존 한국당 당색인 빨간색과 함께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이견이 컸던 지도부 체제와 공관위 구성 문제는 황 대표 체제를 유지한 채 통추위에서 합의된 추천 인사를 증원하는 방안으로 일단락됐다. 총선을 앞둔 시기에 지도부를 전면 교체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당 최고위 7인 체제를 유지하고 통추위에서 최대 4인을 더 추천한다. 최고위에 새로 합류할 인사는 14일 수임기구 합동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추천 인사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새보수당 하태경 정운천 의원, 전진당 이언주 의원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출마자 위주의 참신한 인사를 추천하자는 의견도 있다.
공관위 구성 역시 기존 한국당 공관위 9인 체제에서 최대 4인을 더 늘리기로 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엔 공관위를 10인 이내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개정하겠다는 것. 박 위원장은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사회적 평판, 전문성을 가진 분으로 인정될 때만 추천하기로 했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보수당, 전진당과의 합당을 의결하고 앞으로 남은 절차는 한국당 최고위에 일임하기로 했다. ○ 공관위·최고위 증원 모두 ‘난항’
하지만 한국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통합이 돼도 공관위 구성은 절대 바꿀 수 없다”고 맞서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최근 통추위 측에 “공관위를 건드리지 말라”며 경고했다고 한다. 공관위 관계자는 “공관위가 지분 나눠 먹기로 변질되고 통합이 혁신을 오염시킨다면 공관위원은 전원 사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단 말을 아끼겠다. 공관위는 애초에 특정 세력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공관위는 통추위 요청에 따라 공천서류접수 2차 모집 기한을 17일에서 18일 오전까지로 연장했다.
이와 함께 황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새보수당이 제시한 보수통합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새 집을 짓자)’ 중 ‘새 집을 짓자’는 것과 배치될 수 있어 새보수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그대로 있는데 혁신 효과가 얼마나 있겠느냐”는 말도 없지 않다. 새보수당 지상욱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고위 확대로 ‘새 집’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 당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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