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레이더와 발사대를 분리하는 성능 개량에 나섰다. 미국 미사일방어청은 본토를 비롯해 경북 성주 등 7개 사드기지 전체의 성능 개선 사업을 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존 힐 미국 미사일방어청장이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유연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2017년 성주 배치 때부터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하는 사드 성능 개량을 검토했다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사드는 레이더 및 교전통제소로 구성된 포대와 미사일 발사대로 구성돼 있는데 발사대를 이동식으로 바꿔 무선으로 작동시킨다는 구상이다.
사드는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방어 목적으로 2017년 3월 성주에 배치됐다. 하지만 요격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200km여서 성주에선 서울 등 수도권과 평택·오산 미군기지 방어가 어려운데 유사시 요격미사일 발사대 6기를 수십 km 이상 이동시킬 수 있게 되면 핵심 요충지 방어에도 효과적이라는 게 미국의 설명이다.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과 통합하면 사드로 상층, 패트리엇으로 하층을 방어하는 이중 안전망까지 갖추게 된다고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계속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드의 성능 개량은 필요하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미사일을 비롯해 신형 미사일 개발을 지속해 왔으며 올 초에도 ‘새 전략무기’를 선보이겠다고 위협했다.
물론 사드 성능 개량 문제는 또다시 중국이 반발하고 나설 소지가 있는 사안이다. 방어와 관련된 안보 문제만큼은 중국이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당당한 외교만이 사드로 인한 국력 소모를 피할 수 있는 길이다. 국내에서도 사드 반대 운동 진영이 또다시 문제를 삼고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 필요 이상의 논란으로 국론 분열이 초래되지 않게 한미 양국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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