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명예퇴직 논의 탄력 받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8일 03시 00분


노사정, 19일 간담회 개최
은행측 “명퇴 막혀 채용 어려워… 명퇴금 올려 활성화 길 열어야”
“임금 높은데 억대 퇴직금까지?”… 재원 쥔 기재부 설득 여부 변수

국책은행의 명예(희망)퇴직 문제를 두고 노사 대표자와 정부 관계자가 이번 주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댄다. 그동안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국책은행 명예퇴직 제도를 둘러싼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19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주재로 국책은행 직원 명예퇴직과 관련한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 대표와 각 은행 노조위원장,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한다.

국책은행 노사는 “명예퇴직이 막혀 있다 보니 임금피크제 인력 비중이 급속히 늘어나고, 신규 채용도 어려워져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명예퇴직을 활성화하기 위해 명예퇴직금을 올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기재부 지침에 따라 임금피크 대상자가 명예퇴직할 경우 임금피크제 기간 급여의 45%만 특별퇴직금 명목으로 받을 수 있다. 퇴사 직전 20∼36개월 치 평균 임금에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을 추가 지급하는 시중은행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국책은행에서 명예퇴직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국책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 인력 비중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전체 임직원이 1만3500명가량인 기업은행의 경우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지난해 12월 510명에서 2021년이 되면 984명, 2023년이 되면 102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 간담회에 처음 참석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명예퇴직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 전 노조와 공동 서명한 노사선언문에는 ‘희망퇴직 문제를 조기에 해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역시 명예퇴직 활성화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 온 바 있다. 단, 재원 마련 등을 이유로 희망퇴직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기재부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뜩이나 임금이 높은 국책은행 직원들이 ‘억대 퇴직금’을 받아가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 여타 공공기관 간의 형평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고 내다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국책은행#명예퇴직#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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